<‘조국 사태’>‘조국자녀 의혹’ 자료 잇단 증발…짙어지는 ‘고의인멸’ 정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부산시도…‘조국 국감’ 11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오거돈(앞줄 왼쪽) 부산시장 옆에서 유재수(오른쪽) 경제부시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과의 관계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동양대 활동 자료도 오리무중

연대 조국아들 면접자료 이어
봉사활동 증명 자료도 사라져
정경심과 일한 조교 외국거주
관련자 진술도 없어 수사 차질

서울대 장학금 의혹도 미궁에
서류 없고 관련 실무자도 퇴사

동양대 진상조사단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28) 씨의 표창장 발급 과정에서 필요했던 내부 결재문서를 확보하지 못해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연세대에서는 조 장관 아들의 입학 평가 자료가 사라졌으며 서울대에서는 딸에게 추천자 없는 ‘유령 장학금’을 지급해 논란이 되는 등 사라진 자료들 때문에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동양대에 따르면 이 대학의 내부 문서 보존기한은 5년으로 2012년 9월에 조 장관 딸에게 발급된 표창장 관련 내부 결재문서가 파기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해당 문서는 표창장 발급을 위해 내부적으로 필요한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다. 동양대 관계자는 “진상조사단에서 문서가 파기되지 않고 보관돼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긴 하지만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경욱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어학교육원이 국제교류처 소속으로 바뀌었던 적이 있어 서류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며 “다시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12년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정경심 교수와 함께 근무했던 조교도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자들의 진술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표창장 발급 시점인 2012년 9월 7일 어학교육원장이던 정 교수와 조교가 둘이서 근무했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또 조 장관 가족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는 정 교수가 조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동양대 표창장은 위조된 것이 맞는다. 조교가 몰래 한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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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의 아들 조모(23) 씨의 대학원 입학 평가 자료가 사라진 연세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압수수색을 통해 조 씨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할 당시를 포함한 보관 기간 내의 4년 치 서류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연세대는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분실 경위를 살피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전에 일했던 조교까지 모두 불러 조사했지만, 분실 시점 등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대책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는 내용이 없어 회의도 무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조 씨가 응시했던 학기의 자료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자료가 모두 없어진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이 아닌 단순 분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지만, 자료 분실 인지 시기에 대해 ‘말 바꾸기’ 논란을 일으키는 등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는 조 장관 딸의 이른바 ‘유령 장학금’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조 씨는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입학 후 3학점만 수강하고도 2학기 연속 전액 장학금 802만 원을 받았다. 당시 조 씨가 서울대 총동창회로부터 받은 장학금을 기부한 송강재단은 관악회에 장학금을 추천한 어떤 기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관악회에선 장학생 선발을 책임졌던 직원이 모두 퇴사했고, 선정 과정이 서류로도 남아있지 않는다고 하는 등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영주=윤명진·손우성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