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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21일(月)
‘조국 기만극’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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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동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지난 두 달 동안 우리의 의식 세계를 집요하게 점령해 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사건은 표면적인 겉모습과 내면적 실체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주제로 하는 ‘햄릿’과 비유할 수 있는 드라마와 같았다. 다만, 서울대 교수로 재복직한 조 전 장관의 드라마는 비극이 아니라 미완성 희비극이다. 윤석열 검찰 총장이 만난을 무릅쓰고 전위적인 정의의 파수꾼처럼 행동해 온 조 교수의 허위적인 탈을 벗겨 그의 민낯이 드러나게 했듯이, 햄릿은 왕궁을 뚫고 들어가 삼촌인 클로디어스 왕이 부왕(父王)을 시해했다는 사실과 어머니인 왕비의 간음은 물론 근친상간의 죄가 있음을 밝혀내고 거악을 척결하며 죽는 비극적 영웅의 모습을 보인다.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의 조 씨는 헌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과 서울대 법대 교수라는 직함, 그리고 화려한 언변을 가진 정의의 사자(使者) 같은 개혁적인 지적 인물로 국민 앞에 군림했다. 그러나 장관 지명 이후 드러난 그의 민낯은 겉으로만 보던 모습과는 달리 도덕적인 흠결은 물론 범죄 혐의까지 받을 정도로 가면을 쓴 위선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거짓말을 하는 데 있어 대담함을 보이면서도 자기가 과거 가혹하게 비판했던 정적들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감정적으로 연민의 정을 호소하는 저열함을 보였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교육자인 그가 자녀들 표창장 위조는 물론 허위 인턴 경력을 만들고 의학 논문에 엉터리로 이름을 올린 데 대해 사실과 다르게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불법 재테크, 증거인멸 그리고 그가 이사로 있는 웅동학원 교사 채용 비리와 관련된 시험 문제 출제 때문에 그는 검찰의 수사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조 교수가 국민을 가장 실망시키고 분노케 한 것은, “법·정의를 엄격히 해야 할 법무장관이 법의 허점을 이용한 모습”을 보이며 모든 책임을 부인 정경심 씨에게 떠맡기고 자신은 전혀 모른다고 하는 파렴치한 말과 태도다. 같은 지붕 아래 함께 살면서 부인이 전 재산을 증권에 투자하는 일을 남편이 전혀 몰랐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사회주의에 기울어진 입장을 보이면서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활동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조 교수가 자본주의 법까지 위반하는 재테크 의혹을 받는 것 또한 자기기만이고 자가당착이다. 겉으로 ‘정의와 공정’을 주장하며 뒤로 그가 저지른 범죄 행위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꿈꾸는 사회주의 국가가 전제적으로 사용하는 국가권력을 남용한 결과가 아닐까. 19세기 영국의 사학자이자 정치가인 존 달버그 액턴은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했다.

그런데 권력을 이용해 조 교수의 비리(非理)를 덮으려는 청와대와 여권의 움직임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많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해 그의 민낯이 불러모은 광장의 분노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국민은 ‘그들만을 위한 정치’에 대해 또 한 번 절망한다.

그러나 정치권력과 외롭게 싸우는 윤 검찰 총장이 ‘햄릿’의 울림과 비유될 수 있는 국민적 지지를 받는 건 희망적이다. 햄릿은 겉으로만 번쩍이는 부패한 덴마크 왕국의 권력 실체가 “귀부인이 얼굴에 바른 한 치의 분”밖에 안 된다는 말을 무덤 파는 사람에게서 듣고, 독 묻은 칼과 독배(毒杯)가 기다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싸워 이기고 장렬하게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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