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같이 일하자’ 기운 후끈… 새마을 운동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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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지도자 대회’ 참석 아랄마을 차진바에브 회장

활성화 공로 행안부장관 표창
2년전 한국서 연수받고 활동
마을회관 짓고 도로포장 완료

“처음엔 주민 설득 힘들었지만
이젠 지자체도 관심갖고 지원”

“새마을운동이 우리 마을뿐만 아니라 키르기스스탄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난달 28~29일 경기 수원에서 열린 ‘2019 지구촌 새마을지도자 대회’ 참석차 방한한 키르기스스탄 아랄마을 새마을지도자 회장 칸취백 차진바에브(46·사진) 씨는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공유해준 한국 정부와 새마을운동중앙회에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마을교육에서 배운 경험을 통해 지구촌 새마을운동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이번 대회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장을 수상한 그는 2017년 새마을운동중앙회 초청으로 새마을운동 연수를 받은 후 고국으로 돌아가 새마을지도자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새마을운동을 잘 모르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느라 힘들었지만, 이젠 지자체도 관심과 지원을 해주고 주민들도 적극 참여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차진바에브 회장은 “한국에서 농민들이 농번기에 농사일을 공동으로 하기 위해 마을 단위로 만든 조직인 ‘두레’와 같이 키르기스스탄에는 ‘아샤르(Ashar·같이 일하자)’라는 전통정신이 있어 새마을운동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잘 정착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가 살고 있는 아랄마을 주민들에게 “대한민국과 같이 우리 마을도 발전시킬 수 있다”며 주민 협의체를 구성하고, 자발적으로 공동기금을 모아 마을 현안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우리 일은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지난해 새마을운동 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참여 속에 마을회관 건립과 마을 안길 포장공사를 완료했다. 그는 소를 키우고 우유를 팔아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낙농공장을 건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공동 창고·마을 가게·진료소와 같은 공동시설물을 설치하고, 마을 차량 및 농기계를 구입하는 등 공동 수익사업을 펼쳤다. “내년에는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사업으로 가축은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랄 지역뿐만 아니라 자일군 악바샤트 마을에도 청년회와 부녀회 등 마을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주 소득원은 사탕수수 등을 가공한 설탕이다. 새마을운동 사업 선정과 사업비 집행을 위한 주민총회도 분기별로 개최하고 있다. 또 코쉬 코르곤 마을은 면사무소와 주민들의 활발한 민관협력으로 주민숙원사업인 마을 내 전기 진입을 위한 변압기 설치사업을 펼쳐, 현재는 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한편, ‘미래를 위한 생명 살림, 함께 잘사는 지구촌’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세계 46개국 새마을지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마을운동의 50년 성과를 돌아보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며 미래비전을 공유하는 축제의 장으로 펼쳐졌다.

글·사진 =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