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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8일(金)
사과·양파로 단맛낸 주물럭… 구수한 청국장과 ‘환상의 짝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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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맛 좋기로 유명한 ‘우복동식육식당’의 돼지고기 주물럭. 소량 납품받는 생고기를 천연재료로 만든 양념에 재웠다. 주물럭을 주문하면 다양한 찬과 직접 띄워 만든 청국장(오른쪽 사진)이 함께 나온다.

‘곶감도시 상주’ 또 다른 맛

‘과일 양념’에 재운 돼지고기
아낌없이 담아주는 푸짐한 양
김치·버섯볶음 등 반찬도 별미

감 사료 먹인 ‘명실상감 한우’
7가지 부위 골라먹는 즐거움
한우탕은 줄서서 대기할 정도

논두렁서 잡은 미꾸라지 인기
백반→추어탕으로 종목 변경
정량 모두 팔리면 가게 문 닫아


지금 경북 상주는 곶감 작업으로 최고 바쁜 시기다. 감을 수확해 껍질을 벗겨 햇빛에 말리기 시작했다. 감 껍질은 한데 모아 감식초도 만들고 상주 최고 한우에게 먹일 사료개발을 위해 보내지기도 한다. 그 이후에는 ‘감말랭이’를, 40여 일 지나면 ‘반건시’를, 2개월 후에는 ‘건시’를 생산해 낼 수 있다. 힘겨운 두 계절을 꿋꿋이 버텨내면 국내 최고 품질의 상주 곶감으로 새롭게 탄생하게 될 것이다.

곶감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감 껍질의 당도를 이용한 사료 ‘비타파워’를 만들어 ‘명실상감한우’를 탄생시킨 상주는 관광객과 한우 애호가를 위해 한우홍보테마타운을 조성했다. 대형 한우전문식당 ‘명실상감한우’가 그곳이다. 체험관 1층에 위치한 한우구이 전문점인 이곳의 좌석 수는 280석. 일요일 점심시간대에 방문했던 나는 대기표를 받은 후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이곳은 모두 번호표를 받아 대기한다. 살살 녹는 고기보다 씹는 맛을 좋아하는 나는 치마살과 갈비살을 주문했다. 자른 모양과 신선도 모두 좋았다. 식당에서는 주문한 고기양에 맞춰 불 조절을 잘해 주었지만 고기를 직접 구워주지는 않는다. 특등급 한우를 이용한 ‘로스편채’와 ‘육회’뿐 아니라 7가지 부위별 한우를 구이로 즐길 수 있으며 육회 비빔밥, 뚝배기 불고기, 육회 물회, 우족탕 등 단품메뉴도 많다. 상주 축협에서 직영하는 곳으로 워낙 많은 사람이 방문하기 때문에 기다림은 당연하다. 매일 점심시간 200그릇만 판매하는 ‘상감한우탕’이 최고 인기 메뉴로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휴일은 오전 9시부터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한다.

▲  위부터 한우 전문식당 ‘명실상감한우’의 치마살과 갈비살. ‘은척양조장’ 막걸리와 함께 제공되는 가죽나물전. 상주시장 내 ‘고려분식’의 수제 만두.
상주의 늦은 단풍을 즐기기 위해 남장사로 이동했다. 남장사 입구 좁은 2차로 양옆으로 늘어선 곶감 공장에서 작업이 바쁘게 진행되고 있었다. 수많은 드럼통에는 감 껍질이 차서 넘쳤고, 길가 감나무에서는 감을 채집하는 이주노동자의 손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껍질을 벗겨 매달아 말리기 시작한 감은 햇빛을 받아 더 선명한 색을 띠며 흔들리는 아름다운 예술 조형물처럼 장관이었다. 곶감 전문 판매장인 ‘노음산 옛날 할매곶감’을 방문했다. 이 시기는 작업 공정을 잘 맞춰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바짝 일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20일째 껍질 까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수확한 말랑말랑한 곶감을 시식했다. 단맛이 꽤 좋았다. 전용 냉장고에서 꺼낸 곶감은 잘 보관돼 있었고 순수한 단맛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제 2개월 이후면 햇곶감이 출시될 것이다.

6년 전 문을 연 ‘꽃들추어탕’은 이 지역 함창과 문경이 고향인 부부의 결실이 빛을 발하는 곳이다. 다른 장소에서 1년 6개월 정도 백반집을 운영했을 당시 추어탕을 끓여내는 날이면 손님들이 맛있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다고 한다. 칭찬이 힘이 됐을까. 현재 자리에 오면서 주 종목을 추어탕으로 변경했다. 안주인은 “자연산 미꾸라지를 사용하고 있지만 믿지 않고 호통치는 손님들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지런한 남편이 9월까지 논두렁 낚시를 통해 올겨울에 판매할 미꾸라지를 확보했다”며 “모두 냉동실에 쟁여놓고 쓰고 있다. 하루 예정된 양을 팔면 가게 문을 닫는다”고 소개했다. 이 집은 빠르면 오후 3시에 영업을 끝낸다. 상주의 끝으로 문경 가까이 있는 함창에 위치한 이 식당에 가려면 반드시 전화 확인 후 움직여야 한다.

양조장이 위치한 은척면으로 가기 위해 버스는 산 계곡을 굽이굽이 돌았다. 양조장 가기 전 손맛 좋기로 유명한 ‘우복동식육식당’에 도착했다. 돼지고기 주물럭과 청국장이 유명한 집이다. 이곳 주인장인 이주이 대표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며 손님을 맞는다. 소량 납품받는 생고기를 직접 손으로 썰어 양념에 재워 ‘주물럭’을 만든다. 식당 주변에 과일 박스가 쌓여 있었다. 이 대표는 “사과, 양파, 꾸지뽕 등 천연재료를 넣어 단맛을 보탠다”며 “계량하지 않고 눈대중으로 한다. 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니 눈대중과 손대중이 정확해졌다”고 말했다. 주물럭을 주문하니 다양한 찬과 청국장이 함께 나왔다. 청국장 맛이 정말 좋았다. 부드럽고 담백했다. 청국장을 직접 띄운다고 해서 이 대표에게 비법을 물어보자 “특별한 비법은 없다. 그냥 주변에서 생산되는 콩으로 늘 집에서 하듯 준비한다”고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향이 굴곡지지 않고 강하지 않으면서 부드러워 청국장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입맛에도 맞을 듯하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찬은 ‘갓김치’와 ‘버섯볶음’이다. 이 대표는 손도 커서 뭐든 계속 요청하면 반찬 그릇에 가득 채워줬다. 상주가 고향인 부부는 참외농사를 짓다가 건강이 나빠져 이 대표의 외가가 모여 사는 은척면으로 이사 온 이후 25년 동안 음식점을 경영해왔다. 매년 텃밭에서 재배하는 배추로 김장 800포기 정도를 담그는데 올해는 작황이 좋지 않아 500포기 정도 담글 예정이란다. 12월 말에 방문하면 이 집 김장김치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인근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은척양조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2016년 술 품평회에서 생막걸리 부문 대상을 받은 ‘은자골 탁배기’를 만든다. ‘찾아가는 양조장’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곳이다. 학교 운동장을 걸으니 어린 시절 추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양조장 정원이 아름다웠다. 예약 후 양조장을 방문하면 ‘만드는 체험’과 ‘마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직 날이 좋아 만드는 체험은 정원에서, 마시는 체험은 실내에서 진행된다. 마시는 체험에서 막걸리와 함께 제공되는 음식은 ‘가죽나물전’이었는데 경상도에서 재배되는 가죽나물과 ‘정구지’라고 불리는 부추를 밀가루 반죽과 섞어 전으로 지져냈다. 가죽나물의 특이한 톡 쏘는 진한 초록의 맛은 이곳의 5% 생주 막걸리와 잘 어울렸다.

상주시장에는 주말이면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이 방문하는 ‘고려분식’이 있다. 수제 만두가 유명한 이 집은 가게 입구에서 만두를 빚는 할머니의 손 움직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매운 쫄면은 고명으로 올라가는 데친 콩나물의 식감이 신선하고 아삭해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가격도 맛도 착하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노음산 옛날 할매곶감’에서 곶감 말리는 모습. 감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곶감·반건시·감식초까지… 감으로 만든 모든 상품 多있소

상주시 축산물 공동브랜드 ‘명실상감한우’를 즐길 수 있는 한우구이 전문점 ‘명실상감한우’(054-531-9911∼3)는 영남제일로 1119-9, 명실상감한우 홍보테마타운 1층에 위치해 있다. 1인분 120g 기준 구이 메뉴 가격은 갈비살 2만5000원, 치마살 2만5000원, 부채살 2만5000원, 등심 2만5000원, 안심 2만7000원. 양념구이 2만3000원. 매일 점심시간 200그릇만 판매하는 ‘상감한우탕’은 1만1000원. 남장사 부근에서 질 좋은 곶감을 생산하는 ‘노음산 옛날 할매곶감’(080-7555-7777)은 남장1길 88에 있다. 선물용 곶감과 반건시, 건시, 홍시, 감식초 등 감으로 만든 모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만들어 놓은 냉동 곶감 개당 1000원. 주물럭과 청국장이 유명한 ‘우복동식육식당’(054-541-6910)은 은척면 봉중1길 16-9에 위치해 있다. 생고기 주물럭과 직접 띄운 청국장이 일품이다. 주물럭을 주문하면 청국장도 함께 나온다. 주물럭 9000원. 청국장 7000원. 정식 7000원. 특히 여름에는 주말에만 끓이는 ‘올갱이국’이 인기다. 7000원.

3대째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은척 양조장’(054-541-6409)은 은척면 봉중2길 16-9에 있다. 방문 전에 전화 예약하면 직접 안내해주고 양조 체험도 할 수 있다. 막걸리 만들기와 막걸리 시음 체험을 포함해 1인 2만 원. 직접 만든 막걸리를 가져갈 수 있으며 양조장에서 ‘은자고 탁배기’도 구매할 수 있다. 6개들이 한 상자 1만 원, 12개들이 한 상자 2만 원. 12개들이 상자부터 택배로 보내준다.

자연산 추어탕으로 유명한 ‘꽃들추어탕’(054-541-7813∼4)은 함창읍 함령길 31에 위치해 있다. 추어탕 8000원, 우렁추어탕 1만1000원. 재료가 소진되면 문을 닫는다. 점촌함창IC 혹은 점촌역에서 가깝다. 군만두와 매운 쫄면이 유명한 40년 전통 상주시장 ‘고려분식’(054-535-6275)은 중앙시장길 29에 위치해 있다. 정오에 영업을 시작한다. 30분 정도 줄 설 생각을 해야 한다. 모든 만두 5000원. 매운 정도를 조절 가능한 쫄면 5000원. 김밥 2000원, 수제 돈가스 6000원.

인근에 방문할 곳으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성주봉 자연휴양림’(054-541-6512)을 추천한다. 은척면 남곡리 산50 한방단지에 있다. 식사 후 간단한 산책뿐만 아니라 황톳길 맨발 걷기, 고공 덱, 명상 덱에서 명상체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10명 이상 예약하면 해설사로부터 숲 해설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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