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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8일(金)
“걷기·칭찬하기·최선 다하기… 나의 ‘라운드 즐기기’ 3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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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신 ㈜세강 회장이 지난달 24일 부산 센텀시티 큐비e센텀타워 내 집무실에 갖다 놓은 퍼팅 매트에서 퍼트 연습을 하고 있다.
이경신 ㈜세강 회장

진행에 차질없는 한 걷거나 뛰고
멀리건·기브 등 선심 후하게 써
스트레스를 푸는 하루로 만들어

홀인원·베스트 72타 2차례씩
첫 이븐파는 안개 심했던 제주서
공 궤적 안보이니 헤드업 없고
힘 빼고 살살 치니 좋은 결과로


이경신(64) ㈜세강 회장은 즐거운 골프를 위해 세 가지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부산 센텀시티 큐비e센텀타워 내 집무실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라운드 때마다 항상 ‘세 개의 목표’를 떠올리고 실천 중이다.

첫째는 무조건 걷기다. 코스에서는 잔디 위를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홀 이동 거리가 먼 경우 진행에 차질을 빚지 않는 한 걷거나 뛴다.

둘째는 동반자와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다. 동반자를 칭찬하고 때론 기분을 맞춰준다. 가끔 동반자의 실수에 멀리건을 제안하고, 퍼팅 거리가 약간은 길어도 상황을 봐가며 ‘기브’ 선심을 쓰는 편.

셋째는 코스에서 늘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 세 가지 목적을 떠올리면 라운드에 즐거움과 보람이 따른다”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골프를 즐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30년 전 지금의 ㈜세강을 창업했다. 현대중공업, 미포조선 등 선박건조에 필수장비를 지원 공급하는 선박장비 기업으로 울산과 부산에 3개 공장을 두고 있다. 최근 조선 경기 불황으로 고성장세는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기술력을 앞세워 내실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과 골프의 인연은 그가 34세이던 1991년 시작됐다. 이 회장은 처음 배울 때 연습장에 보름을 나갔다. 당시 레슨을 맡았던 프로에게 “성의가 없다”고 쓴소리를 하곤 연습장에 가지 않았다. 이후 스윙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필드에 나갔다. 실력 향상이 안 돼 긴 세월 골프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얻은 결론이 골프는 즐겁게 쳐야 한다는 것.

이 회장의 골프 실력은 핸디캡 10으로 간혹 컨디션 난조로 90대를 넘기는 일도 있지만, 10번 나가면 서너 번은 70대를 치고 대개는 80대 초중반을 기록한다. 연습장 대신 필드에 자주 나가는 게 꾸준한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이 됐다. 그의 드라이버 거리는 20년 전과 거의 비슷한 180m 정도. 잘 맞으면 200m가 나갈 때도 있다. 꾸준하게 근력운동을 하기에 예전과 다름없는 비거리를 유지한다.

이 회장의 베스트 스코어는 이븐파 72타. 두 차례 기록했다. 첫 이븐파는 8년 전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 작성했다.

모처럼 제주에서 친구들과 라운드를 하던 날이었다. 라운드 내내 안개가 끼어 앞이 잘 안 보였지만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티잉 그라운드나 페어웨이에서 그린 쪽의 방향 지시등을 보고 쳐야 했다. 그런데도 공은 치는 대로 그린에 올라가 있었고, 때론 공이 핀에 붙어있었다. 이 회장은 “앞이 잘 안 보이니 힘을 빼고, 그린 가운데만 보고 가볍게 친 게 의외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 동반자는 “날아가는 공이 보이질 않아 ‘헤드업’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거들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두 번째 이븐파를 쳤다. 한동안 미뤘던 골프 약속을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3일 동안 4라운드를 연속으로 쳤다. 자신이 5년째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던 부산 해운대비치CC에서 매라운드 다른 동반자를 초대했다. 이틀 연속 18홀씩 소화했다. 사흘째에는 오전에 18홀, 오후에 18홀을 돌았다. 4라운드째인 오후 라운드는 걸어 다녔기에 피곤함이 엄습했다. 힘이 절로 빠졌다. 전반 9홀 동안 버디 2개와 7개 홀 파를 기록하며 34타를 쳤다. 은근히 ‘언더파 욕심’이 생겨났다. 한 홀을 남기고 1언더파를 유지했지만,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보기에 그치면서 이븐파로 마쳤다.

이 회장은 홀인원의 행운도 두 차례나 안았다. 2001년 설 연휴 첫날 동부산CC 레이크 코스 4번 홀(파3·145m)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그린 앞 에지에 맞은 후 15m나 굴러 핀을 맞고 홀로 들어갔다.

첫 행운이 찾아온 지 10년이 지난 2011년 8월 경남 밀양 리더스CC 레이크 코스 9번 홀(파3·140m)에서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린이 티잉 그라운드보다 높은 포대 그린의 홀로, 7번 아이언으로 쳤다. 잘 맞았다고 생각해 그린에 올라갔더니 공이 보이질 않아 그린 뒤를 살피는데 동반자가 핀을 뽑다가 홀 안에 들어간 공을 발견했다. 당시 이 홀에는 홀인원 경품으로 ‘4인 등산복 풀세트’가 걸려있었다. 이 회장은 물론, 동반자들도 한아름 선물을 받아갔다.

이 회장은 얼마 전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2년 전까지 바르게살기 협의회 부산시 회장을 6년간 역임했다. 이 회장은 재임 기간 8500여 회원을 배 이상으로 늘리는 등 부산지역 협의회를 전국 최우수 조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지 2년 뒤에서야 공로를 인정받았던 것. 이 회장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아들 주환 씨는 지난해 부산시의회 사상 최연소로 시의원에 당선된 ‘정치 초년생’이다.

이 회장은 “골프를 제대로 즐기려면 정신이 맑아야 하고, 몸의 근력을 유지해야 하기에 노후관리엔 제격”이라면서 “90세 넘어서까지도 필드를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평탄하게 잘 살 수만은 없기에 고통도 따르고 때론 너무도 허망하리만큼 무너질 때도 있다”면서 “골프 역시 뒤땅을 치거나 뜻하지 않게 OB를 내는 등 터무니없는 결과를 받을 수 있기에 늘 긴장한다”고 말했다.

부산 = 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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