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읽는 책-옌롄커>“김애란 작가의 ‘달려라 아비’ 中 작가보다 힘있는 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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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옌롄커

모옌, 위화와 더불어 중국 현대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옌롄커는 자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작가다. 옌롄커는 중국 정부가 숨기려 하는 어두운 사회의 일면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작품을 써 여러 차례 출간금지 처분을 받았다.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가 진행하는 ‘세계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옌롄커는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해서도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위한 치열한 노력의 흔적”이라며 중국 정부와 다른 태도를 보여줬다. 해외에서 작가 정신을 더 높이 평가받는 옌롄커는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옌롄커의 작품은 2008년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시작으로 장편소설 ‘딩씨 마을의 꿈’ ‘풍아송’ ‘물처럼 단단하게’ ‘사서’, 중편소설 ‘여름해가 지다’, 산문집 ‘나와 아버지’ ‘연월일’ 등이 국내에 출간된 바 있다.

옌롄커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한국의 작가는 누구일까. 옌롄커는 김애란, 한강, 황석영 작가 등을 꼽았다. 특히 옌롄커는 “김애란 작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의 청년작가”라며 김 작가의 소설집 ‘달려라 아비’(창비)를 인상 깊게 읽었다고 밝혔다. 옌롄커는 “‘달려라 아비’에서 강인한 힘과 섬세한 감성을 동시에 느꼈다”며 “이 작품을 읽고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의 동년배 작가들보다 글을 훨씬 힘있게 잘 쓴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옌롄커는 한강 작가의 작품 중에선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연작 소설 ‘채식주의자’(창비)를 꼽았다. 옌롄커는 “‘채식주의자’는 ‘달려라 아비’와 마찬가지로 가정과 개인에게 집중한 글이었다”며 “집단을 강조하며 가정도 집단으로 국가의 일부로 보는 중국과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아울러 옌롄커는 “한국 작가들은 단편을 굉장히 잘 쓰는데, 중국에 번역된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지 않아 접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번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