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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19일(火)
한·미훈련 ‘전면폐기’ 공식 요구한 北… 정의용 거짓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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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둘러댔던 북한의 진의가 이제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천안함 폭침 주범이면서 불바다 협박 등으로 널리 알려진 김영철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이 19일 발표한 ‘담화’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김영철은 “조·미 사이에 신뢰 구축이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뒤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비핵화 협상에 대해선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핵 협상과 관계 개선 협상의 ‘병행’이 아니라, 미국의 ‘적대시 정책’ 전면 철회가 먼저라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대북 제재 해제의 선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 김영철은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과의 합동 군사연습에서 완전히 빠지든가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미 연합훈련의 폐기를 요구한 것이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동맹의 선언이라면, 연합 군사훈련과 연합사령부는 그것을 담보하는 장치다. 연합 군사훈련 없는 군사동맹은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김영철의 요구는 한·미 동맹의 해체를 노리고 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대선을 1년 가까이 앞두고 탄핵 청문회와 잇단 선거 패배 등 정치 위기에 봉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해 핵보유국 지위를 얻으면서 대북 제재를 풀고, 한·미 동맹을 무너뜨리려는 치밀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김영철의 이번 담화는, 지난해 평양 특사 방문에서 돌아온 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했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정 실장은 지난해 3월 8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 군사훈련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도 확고하다고 전했었다. 이런 전제 위에서 판문점 남북회담과 싱가포르 미·북 회담, 평양 남북회담 등의 이벤트가 이어졌다. 이번 북한 주장을 보면, 정 실장이 북한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북한 진의를 알면서 숨기고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거짓말’한 셈이 된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북한이 정 실장을 속이고 활용한 것이다. 북한이 본색을 드러낸 만큼 이제라도 대북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한은 체제가 흔들릴 정도의 제재가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자명한 이치로 돌아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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