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마을 기혼여성 10명중 2명 가정폭력 피해

37%는 남편에게 맞고도 숨겨

인천 도서 지역에 사는 기혼여성 10명 중 2명은 가정폭력의 피해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중 상당수는 고립된 섬이란 특수성에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여성긴급전화 1366과 함께 거주인원 1000명 이상 유인도서 25곳에 ‘찾아가는 가정·성폭력 이동상담소’를 운영한 결과 남편이 있는 기혼여성 21%(63명)가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했다. 이들 중 37%(23명)는 남편에게 맞고도 오히려 주위에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 피해 사실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백보옥 시 여성권익팀장은 “폐쇄적인 도서 지역 특성상 가정폭력 피해를 보고도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 여성이 고립되지 않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부터 이동상담소의 도서 지역 방문 횟수를 늘리고 현지에 사는 부녀회장 등 여성 43명을 자원활동가로 위촉해 피해 여성 구제와 예방 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인천시는 3일 여성가족부가 주최한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이 같은 도서 지역 가정·성폭력 이동상담소 운영사례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