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부적합’ 인천 사월마을 “수도권매립지 원인…대책을”

‘죽음의 마을’이라 불리는 인천 사월마을 주민과 지역 환경단체는 5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부 당국의 책임 있는 사과와 이주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 서구 왕길동 52가구 122명의 주민이 사는 사월마을은 최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건강영향조사에서 37가구(71.1%)가 ‘주거 부적합’ 결과를 통보받았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환경부가 사월마을 인근의 수도권매립지를 건강영향조사 범위에서 제외해 스스로 ‘면죄부’를 줬다며, 매립지를 포함해 전면적인 재조사와 함께 마을 전체 주민에 대한 이주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도 “마을에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매립지 때문”이라며 “매립지를 운영해 온 정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2년부터 서울과 경기, 인천 등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처리해 온 수도권매립지는 사월마을에서 불과 1㎞ 떨어져 있다. 이후 이곳 마을에 주민 가구수의 3배 많은 165개의 공장이 들어서고 하루 평균 1만2700대의 대형트럭이 매립지를 오가면서 주거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주민 15명이 암 진단을 받고 이 중 8명이 숨지자 환경부가 2017년 말부터 2차례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했지만 수도권매립지는 매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