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증시서 빠진 3조원, 신흥국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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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간 선진국서 23조 썰물
신흥국으론 27조원 유입돼

“弱달러·신흥국 성장 기대
가장 유망한 투자처 떠올라”

뉴욕 증시가 사상 최대 호황을 맞는 등 주목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신흥국 주식에 자금이 새롭게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높은 경제성장률 등을 바탕으로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8일 신흥국 주식 펀드에 글로벌 자금 25억 달러(2조8825억 원)가 유입되며 11주 연속 유입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선진국 주식 펀드에서는 147억 달러(16조9491억 원)가 빠져나갔다. 이로써 선진국 주식 펀드에서 8주간 누적 201억 달러(23조1753억 원)가 유출되는 사이 신흥국 주식 펀드에는 234억 달러(26조9802억 원)가 들어왔다. 국제금융센터는 신흥국 시장에 대해 “대외 여건이 개선되고 펀더멘털도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 기업들도 신흥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스위스 금융 기업 UBS는 “2020년에는 신흥국이 가장 유망한 투자처”라고 밝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신흥국 시장에 대해 “2019년 수익률은 9%에 그쳤지만 낮은 주가 수준, 높은 배당률로 장기적으로 고수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국내 신흥국 주식 펀드에서도 수익률이 ‘반짝’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흥국 주식 펀드(66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1개월간 6.71%, 3개월간 12.78%로 나타났다. 유럽 주식 펀드(35개)의 1개월간 평균 수익률 3.65%, 북미 주식 펀드(41개)의 1개월간 평균 수익률 3.91%보다 높은 수준이다.

올해 신흥국 증시가 주목되는 이유는 달러 약세, 신흥국 경제성장률 상승 등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달러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가 약해지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강화, 신흥국 통화 강세 흐름으로 신흥국 증시의 수익률이 선진국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신흥국 성장률 추정치는 4.7%로 지난해(4.5%) 대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중국 포함) 성장률 추정치가 올해 1.5%로 전년(1.7%) 대비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것과 대조된다. 다만 신흥국 경제에 있어 수출이 중요한 축인 만큼 글로벌 교역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의 수요 여건이 관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올해 완화되겠지만 남아있는 불확실성으로 양국 투자 심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글로벌 교역 여건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