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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20년 02월 11일(火)
9개월 대장정 돌입한 美 대선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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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대회’ 코커스 -‘일반인 참가’ 프라이머리 통해 정당별 후보선출
본선땐 州 투표통해 승자가 선거인단 ‘독식’… 득표 많아도 패배 가능

- 대선후보 경선
유권자가 정당별 대의원 선출
대의원이 후보뽑는 간접 투표
코커스 4州, 프라이머리 46州

- 대통령 선거 본선
州선거서 한 표라도 더얻으면
모든선거인단 가져가는 방식
메인주·네브래스카주 ‘예외’

- 선거인단제도 논란
표심왜곡·사표 발생 등 이유
다득표제 도입 등 요구하지만
‘작은州 보호차원’ 반대도 많아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경선이 한창이다. 11일 뉴햄프셔주에서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다. 전국을 도는 순회 선거 중 두 번째 지역 경선이다. 지난 3일에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9개월 동안 이어질 대장정의 신호탄을 쐈다. 첫 경선이 열린 아이오와에서는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은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1위를 차지했다. 11월 3일 대선에 앞서 양당은 오는 6월까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를 통해 대선후보를 결정한다. 당별 경선에서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미국은 대선후보에 대한 직접투표가 아닌 주별로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을 뽑는 간접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미국 대선이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선거 과정도 매우 복잡하다. 양당별로 대의원 수·배분 방식이 다르고, 주별로 경선방식도 다르다.

1. 코커스는 어떻게 뽑나

미국 양대 정당의 경선은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2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코커스는 정당이 주최하는 당원대회를 의미한다. 사전 등록된 18세 이상 당원들만 참가할 수 있다. 당원들이 행사장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지원하는 연설을 하고 누구를 지지할지를 놓고 토론한다. 이후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해 공개적으로 손을 들어주는데, 후보 이름이 적힌 팻말에 줄을 서거나 손을 들고, 또는 투표용지에 지지 후보 이름을 적어 제출하기도 한다. 코커스가 당원대회다 보니 조직화되고 적극적인 지지층을 둔 후보자들이 유리하다. 이 때문에 민주당 코커스에서는 보다 진보적인 성향의 후보가, 공화당 코커스에서는 보다 보수적인 후보가 지지를 받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인식돼왔다. 코커스 중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곳은 단연 ‘아이오와 코커스’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열린다. 이곳에서 초반 승기를 잡은 후보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을 뿐 아니라 선거자금 모금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2. 프라이머리는 무엇이 다른가

프라이머리는 당원과 함께 당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코커스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프라이머리는 정당이 아닌 주 정부 산하 선거관리기구가 관리한다. 참가자들이 행사 당일 투표소에서 비밀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프라이머리는 등록된 당원만 참가하는 ‘폐쇄형’,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당원 여부와 관계없이 등록만 하면 참여할 수 있는 ‘혼합형’ 등 3가지다. 주별로 선택해 진행된다. 11일 치러질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혼합형이고 29일로 예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개방형이다.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 진행될 경선 중 메인주와 오클라호마주, 유타주는 폐쇄형 프라이머리를 채택하고 있다. 프라이머리는 당원 외 참가자들의 폭이 넓어 코커스보다 민심을 더 잘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프라이머리를 도입하는 주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본토 50개 주 가운데 4개 주(아이오와·네바다·노스다코타·와이오밍)는 코커스를 연다. 이들을 제외한 46개 주는 프라이머리를 선택했다. 또 미국령 중 사모아, 괌, 버진아일랜드 등이 코커스를 실시한다.

3. 대의원 구성방식도 당별로 차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당원이나 일반 유권자가 대선후보를 뽑을 대의원을 선출하는 간접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의원은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선언 대의원(일반 대의원)’과 당의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비선언 대의원’으로 나뉜다. 민주당은 일반 대의원이 3979명, 비선언 대의원이 771명이다. 전체 대의원은 4750명이다. 민주당은 2016년 대선까지 주별 경선 때 각 주에 속한 비선언 대의원도 지지후보를 결정하도록 했으나 이번 경선에서는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을 때만 투표권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비선언 대의원들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몰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당 지도부가 대선후보를 결정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공화당은 일반 대의원이 2441명, 비선언 대의원이 110명으로 전체 대의원 수는 민주당보다 적은 2551명이다. 공화당은 비선언 대의원 수도 적어서 당 지도부가 대선 후보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다. 양당 모두 주별 일반 대의원 수는 주 인구규모와 최근 2차례 대선에서의 지지율, 당원 등록 인원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

4. 다양한 대의원 배분 방식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주별 경선에서 지지율에 따라 대의원을 후보들에게 배분한다. 민주당은 주별 경선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 대의원을 배분할 때 ‘15% 지지율’ 규정을 따르고 있다. 각 주 경선에서 15%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후보자만 대의원을 획득할 수 있다. 경선이 코커스로 진행될 경우 15% 이상을 얻지 못한 후보의 지지자들은 2차 투표에서 15% 이상 얻은 다른 후보 중 한 명에게 표를 던지게 된다. 부티지지 전 시장의 아이오와 1위는 2차 투표에서 탈락 후보 지지자들의 몰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프라이머리의 경우에는 15% 미만 후보들은 제외하고 15% 이상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쳐 100%로 환산한 뒤 다시 지지율에 따라 나누게 된다. 후보별 대의원 배분의 경우 4분의 1은 전체 주 지지율을, 4분의 3은 지역 단위 지지율을 반영해 결정된다. 공화당의 대의원 배분방식은 단일 규정을 적용하는 민주당과 달리 주별로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최저 지지율 기준을 두는 주도 있고 두지 않는 주도 있다. 또 최저 지지율 기준도 주마다 다르다. 3일 코커스가 치러졌던 아이오와주는 최저 지지율 기준이 없는 반면, 11일 열리는 뉴햄프셔주는 10%의 최저 지지율 기준을 두고 있다. 후보별 대의원 배분도 주마다 승자가 대의원을 독식하는 ‘승자독식’, 승자가 상당수 대의원을 가져가는 ‘승자다식’, 지지율에 따라 분배하는 ‘비례배분’ 등 다양하다.

5. 美 대선 최대특징은 승자독식제

미국 대선은 4년에 한 번,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날인 화요일에 치러진다. 미국 대선은 유권자들의 직접투표가 아닌 주별로 선거인단을 뽑아 결정하는 간접투표다. 이번 대선도 사실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를 대통령으로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뽑는 날이다.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투표는 12월 14일에 치러지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선 당선자가 결정되는 만큼 11월 3일을 사실상 대선일로 보고 있다. 선거인단은 각 당의 주요 당원들 가운데 뽑히기 때문에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미국은 각 주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승자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가는 승자독식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만 예외다.

총 538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가져가는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다. 승자독식 제도를 채택하지 않은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는 주 최다 득표자가 상원의원 몫인 2명을, 하원 선거구별로 최다 득표자가 1명씩을 가져간다.

6. 선거인단 제도 채택 이유

대선은 헌법 2조1항에 선거인단을 뽑는 간접투표 방식으로 규정돼 있다. 지금 봐서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목이 있지만 여기에는 미국 건국 당시 대통령을 연방 의회나 주 정부가 뽑는 상황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당시 교통의 불편함이나 정치적 상황 등을 들어 자칫 주민들의 선거권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였던 셈이다. 또 연방으로 구성된 미국의 국가 구조에서 주별 독립성을 감안한 조치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선거인단 제도는 미국 연방제도의 주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선거인단은 인구 비례에 따라 배정된다. 주별 상하원의원 숫자가 그 주의 선거인단 수다. 선거인단을 가장 많이 보유한 주는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55명)다. 텍사스주는 38명으로 2위다. 가장 적은 주는 알래스카주와 몬태나주, 델라웨어주, 노스다코타주, 사우스다코타주, 버몬트주, 와이오밍주로 모두 3명이다. 수도인 워싱턴DC는 주가 아니지만 선거인단 3명이 배정돼 있다.

7. 유권자 표 많이 받고도 패할 수도

주별 승자독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전체 유권자 표를 더 많이 얻더라도 선거인단 획득에서 밀려 패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클린턴 전 장관은 6252만3126표를 얻어 6120만1031표를 획득한 트럼프 대통령보다 132만2095표 앞섰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인 플로리다주(선거인단 29명), 펜실베이니아주(20명), 노스캐롤라이나주(15명), 위스콘신주(10명) 등에서 패배하면서 획득한 선거인단이 232명에 그쳤다. 반면 경합주를 가져간 트럼프 대통령은 과반인 270명을 훨씬 넘긴 306명을 확보하면서 승리했다. 이처럼 전체 득표에 앞서고도 선거인단에서 밀려 패배한 결과는 1824년과 1876년, 1888년, 2000년에도 벌어졌다. 선거인단이 대선 승패를 가르다 보니 대선 후보들은 각 정당에 대한 지지가 확실한 지역보다는 선거 때마다 지지정당이 바뀌는 경합주에 주력하게 된다.

8. 주요 경합주가 흐름 바꿔

오는 11월 3일 판가름 나게 될 미 대선의 승부처는 지난 대선에 이어 올해도 경합주가 될 전망이다. 승리한 후보가 그 주 선거인단 표 전체를 가져가는 미국의 승자독식 선거제도 특성상, 경합주의 성적표가 캐스팅보트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미국의 유명 선거 분석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콜로라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미시간, 미네소타, 오하이오, 네바다, 뉴햄프셔,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위스콘신 등 12개 주를 경합주로 분류한 바 있다. 이 중 플로리다는 역대 대선에서 초박빙 승부가 벌어진 곳으로, 경합주 중 가장 규모가 커 대선주자들이 사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 선언과 민주당 후보들의 첫 TV토론이 모두 플로리다에서 열린 것은 이 때문이다.

9. 대선 방식변경 놓고 시끌

선거인단 제도로 인해 대선에서 여론이 왜곡되고 사표가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미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1969년에는 하원에서 대통령을 다득표자로 뽑자는 결의안이 통과된 적도 있다. 하지만 선거인단 제도는 헌법에 규정된 사항으로 개헌이 필요해 변경이 쉽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상원에서 부결됐다. 또 선거인단 제도가 대선 후보들이 인구가 많은 주에만 신경을 쓰는 상황을 막는 순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선거인단 제도가 인구 규모가 작은 주들의 권리를 보호해준다는 논리다. 특히 선거인단 수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이 큰 경합주들도 선거인단 제도 폐지에 부정적이다.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 역시 현행 선거인단 제도하에서 제3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점이 있어 폐지에 적극적이지 않다.

10. 과반 후보 없을때는

미국 수정헌법 12조에 따르면 대선에서 과반의 표를 획득한 후보가 없으면 선택권이 하원으로 넘어간다. 하원은 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상위 3명의 후보 중에서 대통령을 선출한다. 과거 1824년 치러진 대선에서 앤드루 잭슨 후보가 일반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가장 많은 표를 확보했음에도 선거인단이 과반수에 미치지 못해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한 예가 있다. 당시 하원은 미국의 6대 대통령으로 존 퀸시 애덤스를 선택했다. 잭슨은 4년 후 치러진 대선에서야 대통령으로 뽑혔다.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소속 클린턴 전 장관과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박빙을 다퉜을 때도 일각에서는 공이 하원 표결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인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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