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에 관한 호기심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촬영지인 서울 동작구 스카이피자에 영화팬들이 몰려들고 있고(왼쪽), 북미 배급사는 봉준호의 영문 이니셜을 딴 티셔츠를 공개했다(오른쪽 위). 영화 속에서 잠깐 스치는 소품으로 활용된 스페인의 보닐라 감자칩은 급격한 판매 신장에 미소 짓고, 아카데미 트로피는 다양한 형태로 패러디되고 있다.
‘기생충 신드롬’ 갈수록 확산
감독·배우·영화소품 등 화제
해외매체, 봉 전작 분석 보도
봉준호 티셔츠 굿즈 문의빗발
소품 사용 보닐라칩 판매급증
관련 마케팅·패러디도 ‘봇물’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에 관한 ‘심화 학습’이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신드롬처럼 번지고 있다. 마치 ‘그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는 듯 봉 감독이나 ‘기생충’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화제가 되고 시선을 모으며 팔려나가고 있다.
시작은 봉 감독의 전작에 대한 호기심. 수많은 해외매체가 앞다퉈 봉 감독의 필모그래피와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장편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2000)부터 ‘기생충’까지 장편 7편에 대한 세세한 분석이다. ‘기생충’의 반지하는 사실 데뷔작의 보일러 지하실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무리 심각한 순간에도 위트를 잃지 않는 블랙 코미디도 ‘살인의 추억’(2003)이나 ‘괴물’(2006)에서 이미 그 원형을 발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 대중지 벌처는 13일 ‘봉준호 감독 연출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장·단편 6편을 해설했다.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은 물론 봉 감독 영화의 시작을 알렸던 단편 ‘지리멸렬’(1994)과 윤제문 주연의 ‘인플루엔자’(2004)까지 끌어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작품을 볼 수 있는 방법까지 덧붙였다는 점이다. ‘살인의 추억’은 ‘팝콘플릭스’에서 무료로 스트리밍이 가능하고, ‘마더’(2009)는 현재 서비스 중인 유료 플랫폼에서 빌릴 수 있다고 추천했다.
‘기생충’의 영화 내용과 연결된 아이템도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13일 스페인의 명품 감자칩으로 알려진 ‘보닐라(Bonilla)’의 사연을 전했다. 이 제품이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알고 보니 ‘기생충’의 소품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기택(송강호)네 식구들이 박 사장(이선균)네 저택에서 술을 마시고 노는 장면에서 테이블 밑으로 잠깐 보닐라 칩이 보인다. 소품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배치하는 봉 감독의 디테일이 우연히 보닐라 칩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기생충’의 촬영 배경이 된 피자집(스카이피자), 슈퍼마켓(돼지슈퍼)은 이미 탐방코스로 떠올랐다. 박소담의 ‘제시카 징글’, 조여정의 ‘짜파구리’가 특수를 맞은 건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다.
봉준호 티셔츠도 있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지난달 영화와 관련한 ‘굿즈(Goods)’로, 봉준호의 영문 이니셜을 딴 검은색 티셔츠를 공개했다. ‘BJH’와 함께 방탄소년단(BTS)의 로고를 닮은 문양이 프린트돼 있다. 이 제품은 아직 정식 판매용은 아니지만 소개되자마자 구입 문의가 빗발치는 등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봉 감독 개인에 관한 관심과 호기심도 보통 수준을 넘는다. 엔터테인먼트 전문매체인 루퍼는 ‘봉준호 감독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봉 감독의 ‘모든 것’을 요약, 정리했다. 첫 장편 ‘플란다스의 개’는 흥행에서 실패했고, 송강호나 틸다 스윈턴처럼 한 번 작업한 배우와 다시 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생충’에서 중요한 상징이 된 계단은 스릴러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을 오마주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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