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아의 에어 카페>지친 마음 다독이는 작은 배려… 어려움 이겨내는 ‘큰 힘’

  • 문화일보
  • 입력 2020-03-2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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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마스크를 쓰고 집 근처를 산책하던 중,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는 나무를 발견했다. ‘아, 드디어 봄이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연일 어두운 뉴스로 가득하지만, 그래도 봄소식처럼 따뜻하게 피어나는 이야기들이 있어 희망을 품게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인이 부족한 대구·경북 지역에 자진해서 의료봉사를 떠난 의사 부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어린 자녀들을 부모님 댁에 맡긴 후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고 한다. 관련 기사를 챙겨 보며 방호복을 입은 채 잠시 의자에 앉아 휴식을 청하는 의료인들의 모습에 마음이 짠했다. 비록 직접 전달되지는 않더라도 최전선에서 애쓰고 있는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응원을 전하고 싶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가 위축되자 일부 건물주는 자신의 건물에 입주한 상인들에게 한 달 치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등의 선의를 보였다는 소식도 있다. 판매 부진을 겪는 음식점에 일부러 주문해 사장님에게 ‘힘내시라’는 메모를 남긴 사례 역시 각박한 현실에서 사람 사이의 따뜻함을 느끼게 했다.

그 메모를 보자 생각나는 비행이 있었다. 비행기에는 종종 부모와 함께 아기 손님들이 탑승한다. 낯선 환경과 시차 등의 불편함으로 아기들이 비행 중 수시로 울 수 있기에 승무원들도 아기를 동반한 승객이 타면 해당 승객뿐 아니라, 주위의 승객들에게도 평소보다 더욱 섬세한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쌍둥이 아기를 동반한 젊은 부부 승객이 탑승하면서 작은 꾸러미를 주신 적이 있다. 꾸러미 안에는 작은 메모와 함께 포장한 사탕과 귀마개 등이 들어 있었다.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15개월 차 쌍둥이 남매랍니다. 비행기를 처음 타서 많이 울 수도 있어요. 저희 때문에 많이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양해해주세요. 비행 중 드시라고 작은 간식을 준비했어요. 맛있게 드시고 즐거운 여행 되세요.’ 예상치 못한 선물에 승객과 승무원들 모두 활짝 웃음을 지었고, 귀여운 그 메모는 지금도 서랍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도 악수를 청하기보다 눈빛으로 안부를 전하게 되는 요즘이다. 그러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는 지혜는 역시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보다 사람들 사이의 따뜻함일 것이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 서로에 대한 배려 속에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가길 바란다. 겨울이 지나고 봄꽃이 피어나듯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어서 되찾을 수 있기를.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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