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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30일(月)
지문 폭만큼 작은 축전기… IoT시대 딱맞는 맞춤형 전원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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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 칩에 부착 ‘초소형 슈퍼커패시터’ 개발

UNIST 이상영 에너지 교수팀
전기수력학 프린팅 기법 이용

1㎠ 면적에 55개 전지 넣으면
66볼트의 전기생산 가능 확인

손상 없이 80도 고온서도 작동
공간 제약 없이 전지 성능 조정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에는 전지와 커패시터(Capacitor·축전기) 두 가지가 있다. 전지는 이온의 화학적 결합 원리에 기초한 것이지만, 커패시터는 탄소 소재의 활성탄에서 전자가 붙고 떨어지는 물리적 흡·탈착을 이용해 충·방전한다. 전지에 비해 충전량은 적지만 순간적인 고출력을 낼 수 있고 수명도 길어 전자회로에 주로 사용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상영 교수팀이 사람 지문의 폭만큼 작아 전자 칩(chip)에 붙여 전원으로 공급할 수 있는 ‘초소형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 여러 전자 부품에 적용하면 독립적 구동이 가능해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이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성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행하는 다학제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3월 6일자로 게재됐다.

이상영 UNIST 교수팀은 전자 부품과 일체화할 수 있는 ‘칩 형상의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를 개발했다. 제작과정을 잉크젯 프린팅 공정으로 단순화하고, 프린팅 정밀도를 높여 다른 부품의 손상 없이 한 묶음으로 된 초소형 전원 시스템을 완성한 것이다. 리튬이온의 화학적 반응을 이용한 리튬 이차전지에 비해 슈퍼커패시터는 출력이 크고 수명이 긴 장점이 있다. 특히 반도체 제작 공정을 통하면 초소형화도 가능해 IoT 기기나 입는 전자기기(wearable device) 등에 적합하다. 정밀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초소형 슈퍼커패시터를 전자회로 안에 집어놓고 다른 전자 부품과 연결하면 ‘전원 일체형 전자기기’가 만들어진다. 가로·세로 각 1㎝, 1㎠ 면적에 55개의 전지를 찍어 넣어 약 66볼트(V)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동안 반도체 제작 공정 중 발생하는 열이나 화학물질에 의해 전자 부품이 손상될 우려가 있어, 전자 부품에 직접 슈퍼커패시터를 결합하기는 어려웠다. 잉크젯 프린팅으로 전자 부품 위에 슈퍼커패시터를 결합하는 방식도 정밀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상영 교수팀은 ‘전기수력학 프린팅(Electrohydrodynamic jet-printing)’ 기법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전극 물질과 전해질을 잉크처럼 써서 부품 위에 찍어내는 과정은 잉크젯 프린팅과 같지만, 정전기적 힘으로 잉크가 번지는 현상을 줄여 정밀도를 높였다. 일반 잉크젯 프린팅 기법은 잉크를 ‘뿜어내기’ 때문에 각 물질이 퍼지게 되는데, 정전기적 힘을 이용한 새로운 기법은 잉크를 ‘잡아당겨’ 번짐이 적다. 이 기법을 쓰면 선폭 1마이크로미터(㎛, 1㎛=100만 분의 1m) 이하까지 정밀하게 프린팅이 가능하다. 제1저자로 논문에 참여한 이권형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전기수력학 프린팅 기법으로 1㎠ 단위 전지를 54.9개까지 제작할 수 있었고, 같은 면적에서 65.9V 출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새로운 기법을 이용해 동전보다 작은 칩(8㎜×8㎜) 위에 전지 36개를 만들고, 직렬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전지들은 80도 고온에서 잘 작동해 실제 반도체 칩 위에서 전자 부품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도 견딜 수 있다. 또 이 전지들은 병렬이나 직렬로 자유롭게 연결 가능해 소형 기기에 맞춤형 전원으로 공급 가능하다. 이상영 교수는 “반도체 집적회로(IC) 칩처럼 좁은 기판 위에 전지를 고밀도로 집적함으로써 공간 제약 없이 전지 성능을 자유롭게 조절 가능한 기술”이라며 “좁은 공간에 전지를 집적하는 기술은 슈퍼커패시터뿐 아니라 다른 전기화학 시스템과 장치에도 확장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나노융합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도약)지원사업’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 용어설명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 : 전극 표면에서 전자와 이온의 흡·탈착에 의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슈퍼커패시터를 초소형화한 전지로서 IC카드, 소형 센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사용된다.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 반도체 제작 공정에 사용되는 미세공정 기법으로 산화공정, 포토공정, 식각공정, 박막공정, 배선공정 등 여러 단계의 공정으로 이뤄진다.

전기수력학 프린팅(Electrohydrodynamic jet-printing) : 노즐과 기재 사이에 가해지는 전기장에 의해 잉크를 프린팅하는 차세대 초정밀 프린팅 기법으로, 기존의 잉크젯 프린팅보다 수배∼수십 배 높은 정밀성을 자랑한다.

집적화 : 각 기능을 직접 연결할 목적으로 좁은 공간 안에 다수의 부품을 결합해 제조하는 기술.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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