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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20년 03월 30일(月)
천문학적 예산에도… 美, 조달시스템 미비로 의료물자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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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트럴파크에 야전병원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 중인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국제기독교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 활동가들이 환자를 임시 수용하기 위한 야전병원을 만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코로나 대응 123조원 할당 불구
주요도시 80~90% 의료품 부족
병원·주정부 의료품 확보 경쟁
생산국선 수출 줄여 공급 비상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 법안을 마련했지만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은 의료용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주요 도시의 80~90%에서 마스크와 산소호흡기, 진단키트가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29일 AP통신에 따르면 2조2000억 달러(약 2700조 원)의 슈퍼 경기 부양 예산 중 1000억 달러(123조 원)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병원과 주 정부에 할당됐지만 보호복, 장갑, 마스크 부족 사태는 해결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자금이 아닌 의료용품 공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 부족의 원인에는 특히 물품 조달 시스템의 구축 미비가 문제로 꼽혔다. 병원과 주 정부, 연방재난관리처(FEMA)가 의료물자 확보를 위해 서로 경쟁하다가 가격이 오른다는 설명이다. “연방정부의 협조가 없다”고 불만을 표시한 주 정부들이 자체 확보에 나서면서 일주일 전 2달러50센트(3000원)이던 마스크 가격은 9달러(1만1000원)로까지 치솟았다. 의료장비를 수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에선 코로나19 이후 공장 폐쇄로 미국으로의 의료용품 수출이 급감했고 생산을 하더라도 대부분 중국 내에서 판매하게 돼 있다. 전 세계 의료용 장갑의 75%를 생산하는 말레이시아는 공장 문을 닫은 채 절반의 직원만 일터에 설치된 숙소에서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의료용품을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려고 해도 원료인 라텍스와 고무, 직물을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그 결과 미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의료물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을 통해 “오늘 뉴욕 JFK 공항에 개인보호장비 수만 개, 수백만 개가 도착했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공급망은 비상이 걸렸다. 213곳의 대도시 중 91.5%에 해당하는 곳에서 경찰, 응급구조대원, 의료진을 위한 마스크를 공급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호복을 포함한 개인보호장비가 88.2%, 진단키트가 92.1%, 산소호흡기가 85%, 응급장비가 62.4%의 도시에서 부족한 상황이다. 의료용품 부족으로 의료진이 쓰레기봉투를 입었던 뉴욕의 한 병원에선 응급실 간호사가 코로나19로 숨지자 동료들이 분노를 표출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관련 제품을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기업들의 ‘로비 전쟁’도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회사는 비행기 내에서 바이러스를 소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스프레이의 판매 승인을 얻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뉴욕주 맨해튼의 한 회사는 최근 2조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정부에 빨리 교체할 수 있고 재활용 가능한 병원 커튼을 판매하기 위한 판매로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미국 규제 당국으로서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고 사기성이 짙은 제품 등을 가려내기 위한 업무도 가중되는 중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정유정·인지현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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