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세인트루이스 집으로”… 캠프 떠나는 KK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주 ‘자택대기’ 명령에
옴짝달싹 못하게 된 김광현
“더 안전한 홈구장 유리” 판단
현지 한인회 “음식 등 도울 것”

연고지 토론토 못가는 류현진
선수 1명과 외로운 캠프생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이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를 떠나 연고지인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한다.

김광현 측 관계자는 31일 오전 “김광현이 내일 항공편을 이용, 세인트루이스로 옮긴다”면서 “미국 내에서 항공편으로 세인트루이스까지 이동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이달 초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시범경기를 중단했다. 팀 훈련마저 금지됐지만, 올해 미국으로 건너간 김광현은 개인훈련을 위해 스프링캠프에 남았다. 그런데 론 데산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플로리다주 내 마이애미 데이드, 브로워드, 팜비치, 먼로 등 4개 카운티에 5월 중순까지 ‘재택 대기’ 명령을 내렸다.

미국은 전날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4만 명에 달하며, 사망자 수도 2400명을 넘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476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택 대기 행정 명령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음식을 구하고, 의약품을 사는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다. 행정 명령이 내려진 지역 중 팜비치 카운티에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캠프가 있는 주피터가 포함된다.

김광현은 자택 대기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됐고, 스프링캠프 시설을 떠나 세인트루이스로 가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김광현은 이미 세인트루이스에 거주지를 마련했다. 이 관계자는 “세인트루이스 지역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까지 확진자가 69명에 그친다”면서 “미국 내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의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에서 개인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부시스타디움에는 먼저 스프링캠프를 떠난 동료들이 훈련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구단에서 선수 보호를 약속했고, 현지 한인회 회장 등도 김광현을 도울 것”이라면서 “음식 등 세인트루이스 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모두 준비됐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고려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 재입국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 게다가 올 시즌 데뷔를 위해 미국에 온 만큼 미국에서 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김광현의 생각이다.

최근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올해 예정된 정규리그 경기(팀당 162게임)를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축소 수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더블헤더를 늘려 시즌 경기 수를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침은 김광현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더블헤더가 많아지면 5인 선발로테이션으론 벅차고, 1∼2명이 선발진에 추가되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범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4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 11삼진의 역투를 펼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33)은 김광현과는 달리 캠프지인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계속 잔류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날 플로리다주 자택 대기 명령에서 토론토의 캠프지인 더니든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류현진은 캐나다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입국 금지를 발표하면서 홈인 토론토에 갈 수가 없다. 류현진은 임신 7개월째인 아내 배현진 전 아나운서와 함께 더니든에 머물고 있다. 토론토의 코치진, 지원 스태프, 선수는 대부분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스프링캠프에선 식사 등 기본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류현진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불펜 투수 라파엘 돌리스와 더니든 스프링캠프에 남아 외로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