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태·민·지 ‘컴백’… 이젠 남부럽잖은 ‘연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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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출산후 나란히 복귀 3人
장기간 공백에도 영향력 여전
빼어난 외모에 경험까지 더해

20대 때 CF 시장을 주름잡던 3대 미녀로 꼽히는 배우 (왼쪽 사진부터)김태희, 이민정, 전지현이 결혼과 출산 후 나란히 복귀해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공백기를 갖던 이들은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차기작을 내놓았다. 동시간대 맞붙어 어깨를 견주기보다는 각자 맡은 작품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발휘하며 여배우 기근 현상에 시달리는 방송가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김태희는 케이블채널 tvN 토일극 ‘하이바이, 마마!’로 돌아왔다. 2015년 작인 ‘용팔이’ 이후 무려 5년 만이다. 그사이 가수 겸 배우 비와 결혼한 후 두 딸의 엄마가 된 그는 ‘하이바이, 마마!’를 통해 지독하게 따라오던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뗐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49일간 환생 재판을 받기 위해 다시 인간이 된 차유리 역을 맡은 그는 한 번도 품어보지 못했던 딸을 향한 애절한 모성애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tvN 관계자는 “두 아이의 엄마인 김태희가 실제 감정을 담아 차유리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있다”며 “촬영 현장에서도 그의 연기를 보며 스태프들이 눈시울을 붉힐 정도”라고 전했다.

50부작인 KBS 2TV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짊어진 이민정은 방송 초반부터 두각을 보였다. 병원에서는 유능하고 이성적이지만 집에선 허술한 모습으로 남편에게 구박받는 커리어우먼의 이중성을 능청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시어머니로 인한 남편과의 다툼, 연인 시절 달콤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점차 균열이 가는 부부의 모습 등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역시 두 아이의 엄마인 전지현은 지난달 공개된 ‘킹덤 2’를 통해 연기 복귀를 알렸다. 전지현의 출연 분량은 극히 짧지만 그의 강렬한 이미지는 ‘킹덤 2’ 공개와 동시에 회자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킹덤 2’의 주인공인 배우 주지훈은 “(전지현을 보고) 소름이 쫙 끼쳤다. 좋은 배우가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주니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지현은 ‘킹덤’ 시리즈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의 차기 작인 ‘지리산’의 주연 배우로도 일찌감치 발탁됐다.

빼어난 외모를 바탕으로 20대 시절 각종 CF를 섭렵하던 이들은 30대로 접어들며 ‘연기’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전성기 시절 외모를 유지하면서도 폭넓은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력을 살찌웠다는 평이다. 남성 캐릭터를 앞세운 드라마나 영화로 편중되는 현상 속에서 이들은 여배우의 영향력을 드러내는 ‘30대 기수’로서 손색이 없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김태희, 이민정, 전지현 등은 ‘CF퀸’이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광고주 및 해외시장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한 신선한 기획이 가능하다”며 “또한 연기력이 일취월장하고, 이들과 함께 나이 먹어온 여성 팬들에게 ‘워너비 스타’로 부각된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