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D-1 : 수도권 격전지 민심 르포>“신산업·고용 이끌 與후보 선택” “야당 찍어 신도시 계획 백지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고양정

“이용우 ‘미래 경제’에 기대”
“김현아, 집값 하락 막을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막말 논란이 모든 이슈를 점령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경기 고양정 선거구는 치열한 정책 경쟁이 펼쳐진 몇 안 되는 지역구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가 고양시 창릉지구를 3기 신도시 후보로 선정하면서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일부 주민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기 때문이다. 특히 신도시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 이 지역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는 점에서 총선 결과에 미칠 파장은 무시 못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지낸 금융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하며 신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지역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걸었다. 선거 이슈를 부동산이 아닌 ‘미래 경제’로 바꾸기 위한 전략이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미래통합당 후보는 ‘창릉 신도시 철폐’를 전면에 걸었다. “신도시 개발로 인한 집값 하락을 막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하며 이번 선거를 철저히 ‘부동산 정책 심판’으로 끌고 가겠다는 취지다.

13일 돌아본 고양정 민심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것처럼 팽팽히 맞서 있었다. 25년째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1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모(32) 씨는 사전투표에서 김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역대 선거에서 보수 정당 후보에게 표를 준 적이 없었지만, 신도시만큼은 꼭 백지화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김 후보를 선택했다”며 “하루하루 열심히 일해 겨우 장만한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인 사람에겐 집값보다 중요한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후보를 앞세워 성남시 분당구처럼 자급자족할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일산서구 일산동 아파트 단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54) 씨는 “일산 주민들은 금융과 정보기술(IT) 등 첨단 산업이 들어선 판교 신도시를 내심 부러워한다”며 “단순히 먹고 자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생산적인 도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양정 지역구에 대부분 편입된 일산서구 사전 투표율은 23.14%로 경기 전체 평균(23.88%)보다 낮았다. 두 후보의 공약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만큼 유권자의 고심이 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고양=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 2020총선, 나와 딱 맞는 정당 찾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