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없는 명예 없어… ‘용기 전도사’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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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영웅’ 석해균 前 선장
오늘 진해 해군사령부서 퇴임

“장병 여러분, 어떠한 상황에도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때 해적의 총에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불굴의 사나이’ 석해균(67·사진)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29일 오전 해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고별 강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8년간 해군교육사령부의 해군리더십센터 안보교육 교관(3급)으로 활약한 석 전 선장은 이날 진해 해군교육사령부에서 퇴직 기념행사 및 고별 강의를 했다. 2012년 안보교육 교관으로 임용된 석 전 선장은 이달 31일부로 퇴직한다.

석 전 선장은 고별강연에서 “어느덧 50년 가까이 되는 바다 생활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해군에 감사한다”며 “퇴직하면 ‘용기 전도사’ 생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군 부사관을 시작으로 아덴만 여명작전과 해군 안보교육교관 퇴직을 앞둔 지금까지, 해군은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했다”면서 “기상변화가 심하고 굴곡 많은 바다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는 제 인생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행사에서 “그동안 안보교육교관으로서 장병들에게 불굴의 용기를 심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 퇴직 후에도 모군인 해군을 성원해달라”며 감사장을 전달했다. 퇴직 기념행사에 앞서 석 전 선장은 김현일 해군 교육사령관과 함께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활약했던 최영함을 고별 방문해 함 내를 둘러보며 아덴만 여명작전과 명예함장 위촉식 등 최영함과 맺었던 당시 기억들을 회상하기도 했다.

석 전 선장은 퇴임식에 앞서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희생 없는 명예는 없다”며 소말리아 해적과 사투를 벌였던 순간을 회상했다. 구출 과정에서 네 발의 총알을 맞은 석 전 선장은 이국종 당시 아주대 교수로부터 수술을 받고 10개월 만에 퇴원했다. 석 전 선장은 “소말리아 해적 삼호주얼리호 공격 당시에 여차하면 내 목숨을 던져 싸워보겠다는 의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기적적으로 생환한 후 제 인생이 달라졌다”며 “사고 전에는 오로지 생존경쟁을 위해 정신없이 살았는데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뒤에는 이전의 조급함이 사라지고 남에게 양보하고 삶을 관조하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석 전 선장은 자신에게 총을 쏜 해적을 만나 용서해준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제게 총을 쏘고 체포돼 무기징역을 받고 현재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소말리아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를 2015년 만나 그를 진심으로 용서했다”며 “당시 그는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소개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