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빅테크·핀테크 ‘공정경쟁’ 도울 것”

금융위, 3자대표와 간담회
3분기 ‘실무진 협의체’ 구성

금융당국이 3분기 중 금융사, 빅테크(인터넷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 핀테크(기술·금융 융합 기업)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합리적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 핀테크의 금융 분야 공략이 파상적으로 이뤄지며 기존 금융권을 중심으로 규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금융위원회가 직접 중재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는 21일 오후 은성수 위원장 주재로 ‘금융회사, 빅테크, 핀테크와 금융산업 발전방향’ 간담회를 개최했다. 네이버 통장 논란 등 최근 금융사·빅테크·핀테크 간 갈등이 표면화되자 금융위가 각 이해당사자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간담회는 당초 1시간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지며 2시간가량 이뤄졌다.

각 진영은 금융산업 발전방향을 두고 상이한 견해를 내놨다. 금융사 입장을 대표한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장은 “금융감독을 지금의 ‘업권’이 아닌 결제, 수신 등 ‘기능’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이 소액 후불결제로 신용카드사와 같은 기능을 하는데 금융당국의 규제는 받지 않는 ‘역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빅테크 대표주자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최인혁 대표는 “빅테크는 소상공인과 사회 초년생 등에 포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금융의 진입 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해 영역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토스 서비스를 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금융사는 경쟁력을 갖춘 상품개발에 집중하고, 플랫폼 사업자는 최고의 판매채널이 돼야 한다”며 금융상품의 제조와 판매 분리에 따른 차별화된 역할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각기 다른 ‘판’을 짠 금융사·빅테크·핀테크가 공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3분기 중 3자를 아우르는 실무진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 빅테크 금융 산업 진출과 관련해 금융위는 오는 27일 디지털 금융 종합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한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