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중앙지검 1·2·3·4차장 자리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 태풍이 예고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로비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동훈 기자
- 법무부, 오후 인사 단행
특수·공안부 라인 사실상 소멸
親정부 성향 검사들 요직 꿰차
文정부 ‘檢해체 프로젝트’ 매듭
법무부가 27일 검찰의 직접 수사를 대폭 축소하는 직제 개편과 맞물려 차장·부장검사 등 중간간부와 평검사 인사를 단행하는 것을 두고 현 정권의 ‘5개년 검찰 해체 프로젝트’가 완성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첫날 일성으로 내세웠던 검찰 통제가 완성 수순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현 정부가 이상적인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남은 것은 권력 친위대뿐”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법조계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2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장 대검찰청은 이번 직제 개편에 따른 인사로 큰 변화를 맞게 됐다. 검찰총장의 ‘눈·귀’ 역할을 맡아왔던 수사정보정책관과 2명의 담당관은 담당관 1자리로 축소됐다. 공공수사정책관과 과학수사기획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자리도 사라졌다. 이번 조치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조직이 권력수사를 단독으로 이끌어 나갈 여지는 크게 줄어들게 됐다.
수십 년간 검찰 내 주류로 통하던 검찰의 반부패수사부(특수부)·공공수사부(공안부) 라인도 사실상 이번 인사로 소멸됐다. 현 정부는 “변화된 검경수사권 등을 고려해 민생과 직결된 업무인 형사부와 공판부로 검찰 업무의 중심을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공직사회나 정치권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수사에서 이제 검찰이 손을 떼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동안 부정부패라든지 권력형 비리 사건을 수사해왔던 검찰 특수부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에 나선 직후 여권의 끊임없는 압박으로 해체 위기에 몰렸다.
정권을 겨냥해 수사한 검사들이 물러난 자리에는 친여권 성향으로 불리는 검사들이 요직을 꿰찼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추 장관이 형사·공판부 검사들을 우대한다고 했지만 형사·공판부 강화를 명분으로 소위 친정부 성향 검사를 중용하는지 감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앞으로 인사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사표를 내는 검사들은 물론, 조직의 미래에 대한 비관으로 검찰을 떠나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본다. 실제 지난해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수의 검사가 조직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의 산하기관으로 전락하며 독립성이 사라진 검찰 조직에 대한 구성원들의 실망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힘이 빠진 검찰 권력을 대체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정권 후반기 사정 정국을 이끌게 될 전망이다. 이미 여당은 공수처장 후보 선출이 계속 지연될 경우 “야당 없이 공수처장 추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권 코드에 맞는 인사가 처장으로 선임되면 실제 수사를 진행할 공수처 검사에 대한 인사 권한도 여권이 장악하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미 공수처가 정치적으로 휘둘릴 경우 검찰과 법원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희권·염유섭 기자 leeheken@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