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트럼프만 ‘노마스크’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일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 총격을 당한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파손된 지역을 둘러본 후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블레이크 가족은 안 만나고
“폭동에 집중” 시위진압 옹호
LA선 경찰총격에 또 흑인사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로부터 피격당한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지지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사실과 함께 경찰이 20발 넘는 총격을 가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인종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심화할 전망이다.
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커노샤를 방문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 중 약탈·방화 피해를 본 건물을 둘러본 후 지역 경찰과 공화당 정치 지도자들과의 회동에서 시위 진압을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적인 시위가 아니라 정말 국내 테러 행위”라며 시위대를 무정부주의자, 폭도, 선동가 등으로 지칭했다. 이어 “정치적 폭력을 멈추려면 우리는 급진적 이데올로기와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레이크 가족을 만나지 않았으며, 구조적 인종차별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도 “폭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폭력을 사용하는 경찰관을 골퍼에 비유하며 “그들은 숨이 막힌다. 골프 토너먼트에서 3피트짜리 퍼팅을 놓친 것처럼 말이다”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CNN의 ‘트럼프 대통령 뇌졸중’ 의혹 보도에 대해 “절대 일어나지 않은 일로, 가짜 뉴스”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경기를 일시 중단했던 미국프로농구(NBA)에 대해서도 “국민은 상당히 정치적인 NBA를 보는 데 지쳤다. 농구 시청률은 하락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험담했다. 이날 커노샤에서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충돌했지만, 큰 소요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 현장 유세를 재개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곧 커노샤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전날 LA 인근 웨스트몬트에서 흑인 남성 디잔 키지(29)가 경찰 총격으로 숨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100여 명의 시위대가 항의 집회를 벌였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키지는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 법규를 위반해 경찰의 제지를 당했다. 도망치던 그는 뒤따라온 경찰 1명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후 옷 보따리와 함께 총을 떨어뜨렸다. 이에 경찰은 키지를 향해 총을 발사했다. 키지 가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경관들이 키지의 등 뒤에서 20발 이상 총을 난사했다”고 주장한 반면, LA 당국은 총격이 20발 이상이 아니라고 반박해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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