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추석 비대면 활동이 코로나 차단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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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과거 그 어떤 감염병 발생 때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초강력 방역 활동이 8개월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6명 발생, 누적 확진자가 2만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3000만 명을 넘어섰다.

돌이켜보면, 지난 5월에 들어서면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보고가 하루 한 자릿수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데 4월 30일∼5월 5일 사이의 초파일 연휴 기간에 많은 인구 이동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됐다. 이 우려는 현실이 되어,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과 6월 방문 판매 및 수도권 개척교회를 중심으로 한 확진자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후 방역 당국과 국민의 철저한 지역사회 거리두기 조치에 힘입어 신규 확진자 수가 8월 1일 31명에서 13일 56명까지 두 자릿수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8월 14일 0시를 기준으로 세 자릿수인 103명으로 늘어나면서 27일 441명, 30일부터 나흘 동안은 200명대, 그리고 9월 3일부터 12일 동안 100명대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오랜 장마기간에 실내 활동이 급격히 늘어나고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의 여름 휴가 시즌이 겹친 탓이라고 추정된다. 특히, 8월 17일 임시공휴일 지정과 동시에 19일까지의 특별여행주간,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숙박할인소비쿠폰 발행 계획 등이 잇따르면서 코로나19 방역에 허점이 발생했던 탓으로 보인다.

언택 생활로 일컬어지는 비대면 활동을 생활화하면서 코로나19 감염과 확산을 저지해야 마땅했다. 그런데도 여름철 연휴와 휴가로 인한 지역 간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일어나 8월 15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지금은 2주에 걸쳐 매일 1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오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의 추석 연휴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하면 10월 4일까지 무려 5일간의 연휴가 있다. 또, 10월 9일부터 사흘 연휴가 있어 이 기간에 코로나19 감염에 무장해제가 될 것만 같아 매우 우려된다.

과거의 통계로 보면 통상 추석 연휴 기간에 약 3200만 명에서 3600만 명이 대이동을 한다고 한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및 확산에 유리한 환경이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정부도 9월 28일부터 2주간 특별방역조치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급적 고향 방문이나 휴가지 여행 등 이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머무르는 등의 비대면 생활을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전국적인 민족 대이동이 이뤄진다면 그 후 계절적 요인에 따른 실내 활동 증가로 연결되고 자연스럽게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만큼은 각자의 역할에서 최대한 비대면 활동을 유지하면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생활화,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집에서 휴식하기, 사람 많이 모인 곳 가지 않기, 사람들과 만남에서는 2m 정도의 거리두기 이 5대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노력이 절실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날로부터 240여 일이 지난 지금도 확진자 진단 및 진료에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이 있어 마음 든든하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든 국민이 추석 연휴 동안의 특별방역 조치에 적극 동참하기를 정중히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