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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0년 10월 21일(水)
“뇌 신호의 음성 합성· 난독증 환자 교류전기 치료… 가장 뜨는 뇌공학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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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환 한양대 생체공학과 교수

임창환(사진) 한양대 생체공학과 교수는 최신 저서 ‘뇌를 바꾼 공학, 공학을 바꾼 뇌’에서 과학소설(SF) 속 인간과 기계의 만남 사례를 여럿 제시했다. 천연지능(뇌)과 인공지능(AI)의 완벽한 결합은 아직 꿈에 가깝지만, 21세기 뇌 공학의 흐름은 도도하게 이 길을 향해가고 있다.

―뇌 공학자들은 인간 뇌와 AI가 전기·광학·화학적으로 통합을 이뤄 서로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대를 꿈꾸고 있다. 아직 뇌의 구조와 기능조차 모두 파악하지 못한 현실에 비춰 불가능한 이야기 아닌가.

“뇌 전체를 전자두뇌로 대체하긴 어렵겠지만, 일부는 될 것으로 본다. 특히, 해마(Hippocampus)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대체 가능한 뇌의 소조직이다. 구조도 여섯 겹인 뇌 피질에 비해 세 겹으로 간단하다.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고정, 저장하는 해마가 고장 나면 알츠하이머 환자처럼 몇 시간 전 일도 기억하지 못한다. 미국 남가주대(USC)의 시어도어 버거 교수는 2012년 해마 구조를 모방한 반도체 칩을 제작해 손상된 해마의 앞부위와 뒷부위 사이에 끼워 생쥐의 장기기억 능력 일부를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손상부위를 건너뛰는 전자적 우회 통로를 만든 셈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치매 환자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기술이다. 2014년에는 해마 칩을 이식한 쥐가 시행착오 끝에 먹이를 찾아내는 경험을 한 뒤, 이때 측정된 신경 신호를 다른 쥐의 해마 칩으로 전달하는 ‘기억 전송’도 구현해 보였다. 두 번째 쥐는 가본 적도 없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먹이 위치를 금방 찾아냈다. 해마 칩에서 측정한 뇌 신호, 즉 뇌의 언어를 우리가 이해하게 된다면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타인의 경험 이식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뇌 공학의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인가.

“위에 말한 뉴럴 코드(neural code)의 해석이다. 뉴런(뇌신경세포)은 입력 자극의 총합이 문턱을 넘어서면 활동전위란 스파이크형 전류를 방출한다. ‘신경이 흥분한다’ ‘불이 붙는다’고 표현한다. 단일 뉴런의 발화(發火·firing) 패턴은 뇌가 외부로 쏘는 모스 부호다. 우리는 아직 이를 전부 알아듣지 못하고 있다. 지금 기술은 입력 코드와 출력 코드 간 통계모델을 만든 데 불과하다. 수많은 모스 부호를 딥러닝 학습시켜놓으면 조금 다른 새 부호가 들어와도 ‘대강 이런 뜻 아닐까’하고 출력하는 식이다. 하지만 뇌의 모스 부호는 사람마다 달라 개인별 맞춤형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조차도 매일 바뀐다. 뉴런의 가소성(plasticity) 때문이다. 예컨대 로봇팔을 움직이는 뇌 명령은 어제 1, 2번 뉴런이었는데 오늘은 3, 4번 뉴런으로 달라진다. 고정된 조합이 독점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벌의 보조 조합이 돌아가며 일한다. 그래서 쓸 때마다 새로 학습시켜야 한다. 또, 역방향 전달이 안 된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팔이 어디에 있는지 우린 안다. 하지만 로봇팔은 그러지 못한다. 뇌가 로봇팔에 신호를 전달할 뿐 아니라, 로봇팔도 뇌로 신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요새 가장 뜨는 뇌공학 기술은 무엇인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에드워드 창 캘리포니아대(UCSF) 교수가 지난해 성공한 뇌 신호의 음성 합성이다. 뇌에 전극을 삽입한 뇌전증(간질) 환자에게 주어진 단어와 문장을 읽게 하면서 혀, 입술, 턱 등을 제어하는 뇌 운동 부위의 신호를 기록해둔다. 컴퓨터로 이를 분석한 후 음성 합성기에 집어넣자 환자가 읽었던 문장과 같은 문장이 스피커에서 쏟아져나왔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상상하는 말을 합성해 주는 ‘상상 연설(Imagined Speech)’이 가능하다. 분당 150개 단어로, 보통 사람의 말과 비슷한 속도다. 눈동자의 위치나 뇌 신호로 컴퓨터 커서를 움직여 한 글자씩 타자를 치던 기존 방법은 분당 10개 단어에 불과하다. 이런 놀라운 성과는 신경외과 의사, 뇌공학자, 언어학자가 협력 연구한 결과다. 영어로만 가능하니 우리만의 한국어 합성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난독증 환자에 대한 교류전기(AC) 치료다. 지난달 제네바대 연구팀이 환자 측두엽 위치에서 30㎐ 전파가 적게 나오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 부위에 같은 주파수의 교류전류를 흘려줬더니 읽기 능력이 향상됐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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