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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0년 12월 02일(水)
김민희·이정현 이어 전종서… 다시 나타난 20대 여성 연쇄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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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콜’서 사이코패스役
평범한 인물서 한순간 돌변
광기 어린 모습 실감 연기


“어떤 수식어로도 정의될 수 없는 캐릭터예요.”

지난달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콜’(감독 이충현)의 주연배우인 전종서(사진)는 그가 연기한 영숙 역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리고 이 작품을 확인한 이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종서를 통해 탄생된 20대 사이코패스 여성 연쇄살인마는 다른 한국 영화에서 유사한 인물을 찾기 힘든 빌런(악당)이다.

그동안 한국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연쇄살인마는 대다수 남성이었다. 여성은 주로 피해의 대상으로 그려졌다. 우선, 여성을 살인의 주체로 그리는 시나리오가 적었다. 게다가 주연급 여배우들은 이런 역할을 기피했다. 피칠갑을 하고 누군가에게 위해를 가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은 주로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몫이었다. 삶의 모든 것이 거짓으로 점철된 여성의 삶을 보여준 ‘화차’의 차경선을 비롯해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열심히 살았지만 고통만 남은 삶 속에서 살인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수남 등이 대표적 여성 살인마다.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김민희와 이정현은 각각 두 영화로 부일영화상과 청룡영화상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주목받았다.

최근작 중에서는 지난 2월 개봉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속 배우 전도연이 연기한 연희가 눈에 띈다. 평소에는 서늘한 기운 하나 없이 해사하게 웃지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동요 하나 없이 살인을 서슴지 않는 인물을 연기한 전도연의 내공이 대단하다. 전도연은 개봉 당시 나눈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연희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즐겼던 것 같다”며 “(그동안 맡았던 역할은) 사연이 있고 감정에 이입하고 이해하고 시작해야 했다면, 연희는 너무 달랐다. 소시오패스같은 여자이지 않나. 그런 면모가 되게 재미있었고 새로웠다”고 말했다.

‘콜’에서 전종서가 보여준 영숙은 전도연이 연기한 연희의 과거라고 볼 만하다. 그가 왜 반사회적 인격을 지니고 살인을 저지르게 됐는지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 초반만 해도 영숙은 언뜻 평범치 않은 집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폭주하기 시작하는 그의 광기 어린 모습에서는 어떤 당위도 찾아보기 어렵다.

“영숙이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운을 뗀 전종서는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었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연쇄살인마 등의 수식어가 붙지만 딱 정의해두진 않았다. 영숙은 영숙이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전했다.

김민희, 이정현 등이 이런 캐릭터를 맡은 후 배우로서 더욱 주목받았듯, 전종서 역시 ‘콜’이 공개된 직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데뷔작인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에서 묘한 분위기로 관객을 몰두하게 만든 데 이어 ‘콜’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이렇듯 선명한 색을 가진 역할은 배우의 이미지가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드는 인상도 준다. 이에 대해 전종서는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항상 생각하는데, 나를 항상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어놓으려고 한다”며 “에너지를 다시 충전해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속내를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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