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가정폭력에 맞서 싸운 ‘싱글맘’ 부시… 인종차별에 저항한 교사 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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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쿼드의 뉴페이스

부시, 미주리주 1선거구 당선
간호사 출신…재수끝 하원 입성

보먼, 뉴욕 16선거구 승리
지역 사회서 지도력 인정받아

제도권 정치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동갑내기 싱글맘과 학교 선생님이 각각 10선, 16선의 정치 거물을 꺾고 오는 1월 미국 의회에 입성한다. 뉴욕과 미주리주의 유권자들은 20∼30년 공직 생활을 해온 기성 정치인 대신 자신과 같은 평범한 후보를 대표로 선출했다.

미주리주 1선거구의 초선 하원의원이 되는 코리 부시(44)는 간호사이자 목사로 한때 노숙 생활을 했다. 그는 가정폭력을 당한 후 두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나와 차에서 생활했다며 “경찰이 나를 막고 아이들을 데려가지 않길 바라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안다”고 고백했다. 지난 2014년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이 경찰 과잉 진압으로 사망하자 부시는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항의 시위를 조직했다. 경찰 진압으로 부상한 시위대에 의료 지원 활동을 하고 400일 동안 집회 현장을 누벼 신발 두 켤레가 닳았다. 부시는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미주리주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고 재수 끝에 올해 10선 현역 의원인 윌리엄 레이시 클레이 의원을 이겼다. 선거 승리 후 부시는 연설에서 자신이 건강보험 가입자가 아니고, 가정폭력 피해자이며, 아이들을 키우느라 고군분투한 엄마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였다며 주민들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뉴욕 16선거구 의원이 된 중학교 교사 자말 보먼(44)도 기성 정치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싱글맘의 아들로 어린 시절 뉴욕 이스트 할렘의 공공주택에서 자랐고, 이후 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임대주택에서 조부모와 함께 생활했다. 10년 동안 학교 상담교사로 근무한 후 브롱크스에 공립중학교를 설립해 10년 넘게 교장으로 일했다. 20년 이상 교육계에 몸담으면서 인종·경제 불평등 운동에 참여해 지역사회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보먼은 많은 흑인 남성처럼 경찰로부터 구타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11세 때 장난을 치고 말대답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벽에 내던져졌고 얼굴이 바닥에 질질 끌렸다는 것이다.

출마 계기에 대해 그는 “2017∼2018년 지역구에서 34명의 아이가 숨졌고 이 중 17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러나 아무도 유색인종이 많이 사는 이 지역에서 트라우마와 가난, 나쁜 정책의 연관성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평생 그렇게 지내왔다”는 그는 “더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보먼은 16선의 하원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73)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부시와 보먼은 모두 이번 선거에서 기업 후원을 거부하고 풀뿌리 조직의 모금을 받았다. 민주당 스쿼드의 전술을 사용해 진보 진영의 새로운 쾌거를 달성한 것. 부시는 모금에서 현역인 클레이 의원을 앞지르기도 했다. 보먼 선거캠프의 루크 헤이스는 “보먼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승리의 큰 차이점은 민주당의 기성 정치인이 더는 자신의 승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와 경쟁하는 데 500만 달러 이상을 들였고 수백만 달러를 광고에 쓰며 호소했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승리했다”고 말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