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잠재된 유동성 리스크 올해 드러날 듯”… ‘영끌·빚투’ 경고

금융수장 공동신년사서 강조
코스피는 장중 2950선 등락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입을 모아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촉발된 자산시장의 과열 현상을 경고했다.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에도 상승세를 나타내며 7거래일 연속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범금융권을 대상으로 낸 신년사를 통해 “정책 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 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으로 잠재돼 있던 리스크(위험)가 올해는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폭증한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세, 증시 열풍 등을 향한 경계의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부총리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금융시장은 흔들림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으나 실물-금융 간 괴리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며 “위기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의 쏠림,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올 한 해도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위험요인에 대한 철저한 관리, 혁신과 도전에 대한 적극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신성장 도약을 이끌어 나가는 데 전 금융권이 함께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취약계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금융시스템의 복원력 제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범금융 신년 인사회’는 올해 코로나19로 개최되지 않는 대신 주요 정부·금융기관 수장들이 공동 신년사를 내놨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8.71포인트(0.30%) 오른 2953.16을 기록, 3000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송정은·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