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 종목이 시총 49% 차지… 증시 양극화 심화

삼성전자, 올들어 전체의 25%
10조이상 상장사 비중은 68%

코스피 지수가 5일 3000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대형사 위주로 주가지수를 이끌면서 시가총액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달해 약 16년 반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시총 1조 미만의 중소형 상장사들의 무게감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빨라진 업종별 양극화의 그늘이 주식시장에도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의 시총 합계는 952조6000억 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총 합계 1945조6000억 원에서 49.0%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중으로 놓고 볼 때 지난 2004년 6월 25일(49.0%)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2018년 말 35.5%에 그쳤던 코스피 10순위 종목의 비중은 2019년 말 42.1%로 커졌고 지난해 연저점(2020년 3월 19일)에는 47.6%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상승장에서 더욱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그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게 됐다.

특히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말 17.7% 수준에서 2019년 말 23.4%로 커져 20%대에 올라섰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일 기준 25.5%까지 확대돼 코스피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됐다.

시총의 절대적인 규모로 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드러난다. 지난해 말 기준 시총 10조 원 이상 상장사가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8.71%로 집계됐다. 2019년 말(64.17%), 2018년 말(58.99%)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반면 시총 1조 원 미만 상장사의 비율은 2018년 말 11.03%에서 2019년 말 10.08%로 줄더니 지난해 말에는 8.42%로 내려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은 경제의 거울이라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서 발생하는 양극화가 주식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수출 관련 기업 중에서도 정보기술(IT) 업종 등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고 세계 경제에도 글로벌 플랫폼 몇 개가 전체 경제를 지배하는 형태로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