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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1년 02월 05일(金)
김 대법원장이 ‘법의 지배’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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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문재인 정권의 핵심을 구성하는 586운동권 출신들이 한창때 사모했던 ‘위수김동’의 주체사상과 모택동이 이끈 문화혁명 등을 모델로 해 구상한 수령을 앞세운 죄파 파쇼혁명의 완성을 목전에 두게 됐다.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낸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의 탄핵 논의를 할 수 없게 돼 비난받을 수 있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이 반려해서 살려낸 그에 대한 탄핵소추 결의가 결국 4일 국회에서 절대다수 찬성(179)으로 이뤄졌다. 사표가 수리됐다면 ‘김’ 빠졌을 판사 겁박용 탄핵이 김 대법원장의 동조로 민주당 독주의 국회를 통과한 것이다.

사표 수리가 아니더라도 어차피 이달 말로 판사 임기가 끝나기로 돼 있는 임 판사에 대한 탄핵의 의미가 사법권 독립의 꽃인 판사의 독립을 위혁(威嚇)해 결국 사법부까지 좌파정치에 동조케 하려는 것임을 모를 사람은 없다. 사법권의 독립 없이 사회주의혁명 정치(democratic centralism)의 완성에 봉사케 하는 법치주의는 사회주의 통치수단(the Rule by Law)에 불과하지, 결코 자유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권력통제 기능을 지닌 법의 지배(the Rule of Law)가 아니다. 그동안 지난 정권 때의 ‘사법농단’ 사건 등에서 줄줄이 무죄가 나왔고,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사건,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 사건 등에서는 유죄 판결이 나왔으며, 울산시장선거 사건,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및 증거 파괴 사건 등은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당내 민주주의가 사라진 독재 정당의 국회 장악으로 권력 분립과 견제·균형의 기능을 상실한 국회는 수령(제왕)적 대통령제 파쇼 현상의 한 축일 뿐이다. 모든 것을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한 정치화에 오직 판사의 독립만이 걸림돌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말아먹는 정치화는, 수도 이전, 세월호 참사, 가덕도신공항, 성추행으로 공석이 된 시장 선거 출마 관련 당규 깔아뭉개기, 방송과 언론의 나팔수화, 대북전단금지 및 5·18민주화운동 비판 발언 범죄화, 공직의 당직화 현상 등 이르지 않는 곳, 이르지 않는 쟁점이 없다. 코드 인사 평가를 받은 김 대법원장이 임 판사 탄핵 이벤트에서 이러한 정치화 대열에 동참한 일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기수나 서열을 뛰어넘은 친진보 코드 인사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김 대법원장이 받은 법학교육, 법관으로서의 훈련과 경험에 비춰 기대하는 바 많았다. 언론 등을 통해 여러 번 목도한 좌파적 시각의 판결일지라도 사법상의 법 해석의 범위 안에서 나온 것이리라 양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임 판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굳이 그를 국회의 탄핵소추 심판을 받게 한 김 대법원장의 행위는 지난 정권 때 대법원장 및 법원행정처 보직을 맡았던 판사들의 ‘사법농단’과 어떻게 같고 다른지 따져야 한다.

지난 정권의 이른바 사법농단이 그 정의(定義)가 이뤄지지 않은 법원행정의 문맥에서 이뤄졌다면, 판사 독립 수호의 위치에 서야 할 이번 대법원장의 행위는 국회의 판사 탄핵소추의 문맥에서 이뤄졌다. 그렇다면 그것은 정치로부터의 사법의 독립을 해(害)하는 명백한 정치농단에 불과하다. 김 대법원장이야말로 탄핵소추의 대상이 돼야 한다. 결코 사죄로만 끝낼 일이 아니다. 사법권 독립의 헌법원리 침해가 문제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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