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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21년 04월 07일(水)
달팽이관 모방해 오류 95% 줄인 센서… AI스피커·자율車 ‘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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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전승훈 기자
■ 카이스트 연구팀, ‘공진형 유연 압전 음성 센서’ 개발

초박형 압전막·폴리머 기판
귓속 기저막 구조 본떠 개발
무수히 진동하며 소리 증폭

‘신호 대 잡음비’ 획기적 개선
원거리서도 화자 정확히 식별
세계 최초 상용화 발판 마련


컴퓨터에 인간의 명령을 입력하는 장치를 인터페이스(interface)라고 한다. 종이에 구멍을 뚫는 천공식(punching) 카드에 이어 모니터에 타자로 글자를 쳐넣는 DOS 언어가 등장했고, 현재는 화면의 도형을 마우스나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접촉식 입력방식이 대세다. 하지만 사람끼리 이야기하듯 목소리로 명령을 내리는 음성입력이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스피커, 지능형 자동차 등에 급격하게 보급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는 센서다. 말하는 사람의 음성 신호를 오차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는 효율성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연구진이 인간의 귓속 달팽이관을 모방한 음성 센서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의 길까지 텄다. 이번에 개발된 음성 센서는 전원이 필요 없는 데다 민감도가 높고 신호 대 잡음비(Signal to Noise Ratio·SNR)도 우월해 원거리 전달에 유리하다. 기존의 상용화 마이크로폰은 얇은 막 사이의 정전용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효율이 훨씬 떨어진다.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와 왕희승 박사팀은 ‘공진형 유연 압전 음성 센서’를 기반으로 고감도의 AI 화자(話者) 식별 및 음성 보안기술을 구현, 이를 스마트폰과 AI 스피커에 탑재해 제품화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공진(共振)은 특정 주파수 영역에서 센서가 결맞음 때문에 큰 진폭으로 진동하는 현상이고, 압전(壓電)이란 압력을 가했을 때 전기신호가 자발적으로 생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음성에 의해 센서의 막이 진동하게 될 때 공진 현상이 일어나 민감도 높은 전압 신호를 얻을 수 있다.

인간이 먼 거리의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것은 귓속 달팽이관에 있는 사다리꼴의 기저막이 가청주파수 대역에서 무수한 공진 현상을 발생시키며 소리를 증폭하는 원리에 있다. 기저막은 30㎜ 길이에 두께도 수 ㎛(마이크로미터, 1㎛=100만 분의 1m)에 불과할 만큼 매우 얇다.

연구진은 공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우 얇고 부드러운 초박형 압전막과 폴리머 기판을 사용해 인간의 귓속 구조물을 모방했다. 또 여러 가지 공진 채널을 구현해 소리를 초고감도로 식별할 수 있는 공진형 음성 센서도 제작했다. 이 교수팀은 2018년 세계 최초로 공진형 유연 압전 음성 센서의 개념을 제시한 데 이어 이번 연구에서는 센서구조에 따른 공진, 주파수, 압전막의 역할 등을 이론적으로 밝히고 크기를 초소형화함과 동시에 성능이 향상된 음성 센서까지 개발해 낸 것이다.

유연 압전 음성 센서는 원거리에서 스마트 기기를 정확하게 제어하는 미래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음성을 암호화하는 보안기술을 연결함으로써 소비자 맞춤형 음향 서비스 제공에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생체 모사된 공진형 음성 센서는 신호 대 잡음비가 우수해 음성을 생생하게 인식할 수 있고, 다채널을 보유하기 때문에 AI 음성 알고리즘의 훈련에 적은 데이터양으로도 화자 식별 정확도를 높이는 강점이 있다. AI 알고리즘은 새로운 음성 데이터가 입력됐을 때 기존 학습된 화자의 특성과 얼마나 유사한지 계산해 특정인을 식별한다. 연구팀의 음성 센서는 같은 조건에서 기존의 정전용량형 상용 마이크로폰과 성능 비교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음성 분석 및 화자 식별에서 인식률이 크게 높았고, 조건에 따라 오류율을 60%에서 95%까지 대폭 줄일 수 있음이 입증됐다.

이 교수는 “제품화된 모바일 음성 센서는 높은 민감도를 갖고 크기까지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에 미래 AI 기술을 실현하는 핵심 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대량생산 상용화 공정도 완성 단계에 있어 실생활에도 곧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휴먼플러스 인공지능센서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2월 12일 자에 논문이 게재됐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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