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ience >상하좌우로 늘어나는 OLED… 크기·모양 바꾸는 스마트폰 가능

  • 문화일보
  • 입력 2021-04-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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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권호영 기자


■ 연세대 박진우 교수팀 ‘변형 유기발광다이오드’ 개발

OLED 소자의 모든 구성 부품
스트레처블로 제작한 건 처음

디스플레이에 신장 능력 부여
피부 밀착 웨어러블기기도 가능

3원색 적·녹·청 효율적 구현
곡률 반경 낮아 변형에도 강해


스마트워치, 스마트폰 같은 이동형 통신기기의 양대 핵심 부품은 배터리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여러 번 재충전이 가능하고 오래 가는 2차 전지의 개량과 더불어 눈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디스플레이의 성능 역시 무한대로 진화 중이다. 특히 휴대와 이동이 편리하도록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유연(flexible) 디스플레이는 상용화 제품에 즉시 응용된다. 접고 구부리거나 돌돌 마는 형태의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도 이미 시제품이 나왔고 여러 번 접는 유연성도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상하좌우 어느 방향으로나 늘릴 수 있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디스플레이 중 가장 색채 구현이 좋은 OLED 디스플레이에 입체적 신장(伸張) 능력까지 부여함으로써 피부나 인체 장기에 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 크기와 모양이 바뀌는 스마트폰 개발로 이어질 다리를 놓게 된 것이다.

14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박진우 교수 연구팀은 모든 부품을 스트레처블 소재로 제작해 고무처럼 자유롭게 잡아당겨 변형시킬 수 있는 OLED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늘어날 수 있는 기판에 딱딱한 OLED들을 드문드문 간격을 띄워 섬처럼 배치한 뒤, 유연한 전선으로 서로 연결하는 방법을 썼다. 그러나 딱딱한 OLED와 유연한 전선의 조합 방식은 높은 인장응력을 견디기 위해 소자의 밀도를 낮춰야 하는 기술적 모순에 부딪혔다. 이 때문에 촘촘한 소자 구성으로 픽셀 수를 높여야 하는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데다 제작공정 또한 매우 복잡했다. 한 마디로 전선의 유연성이 늘어나는 OLED의 기초였기 때문에 3차원의 입체적 형태 변형에 한계가 있었다.

박 교수 연구팀은 이에 구조가 아닌 소재 개량에 집중했다. OLED를 구성하는 기판, 양극, 정공(正孔) 수송층, 발광층, 전자 수송층 및 음극 등 모든 소재를 늘어날 수 있는 재료로 대체했다. 우선 기판은 광 투과성, 화학적 안정성, 생체적합성, 기계적 안정성이 우수한 실리콘 고무를 소재로 사용했다. 그리고 이 실리콘 고무에 은 나노선 네트워크를 표면에 살짝 묻히는 공정(embedding process)으로 스트레처블 양극 소재도 제작할 수 있었다. 또 정공 수송층은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기존 소재의 나노 구조를 제어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처블 정공 수송층을 구현했다. 가소제를 첨가해 스트레처블 발광층 소재도 설계했다. 마지막으로, 전자 수송층 및 음극은 점성을 갖는 아민 계열 고분자와 산화아연 나노 입자 및 은 나노선 네트워크의 복합 구조체를 형성함으로써 늘어나는 성질을 부여했다. 이렇게 설계한 소재들을 모아 용액 공정을 통해 스트레처블 OLED 소자로 최종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OLED 소자의 모든 구성 부품을 스트레처블 재료로 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 개발한 스트레처블 OLED는 테스트 결과, 80% 인장응력 하에서도 안정적으로 빛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3원색인 적색, 녹색, 청색을 모두 60∼80% 인장응력 아래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효율로 구현할 수 있었다. 또 낮은 곡률 반경(100㎛ 이하)의 뾰족한 볼펜심으로 스트레처블 OLED 소자에 변형을 가해도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기존에도 OLED 구성 요소를 늘어나는 소재로 대체하려는 연구는 있었으나 기판과 양극 소재 개발에 그쳐 안정성이 낮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24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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