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백신 디바이드’가 경제성장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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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1-04-3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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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현 연세대 경제학과 특임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백신에 대한 의존도도 더 커지고 있다. 정부는 화이자,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 다양한 백신 도입을 통해 올해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잡았지만, 도입이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이 선호하는 모더나 백신의 경우 이미 올해 상반기에 상당 부분의 물량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2000만 명분을 추가 확보했다고 정부가 밝힌 상태지만, 실제 계약대로 순조롭게 이행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그에 따라 국민이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하면서 정부의 무능함에 대한 분노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백신접종률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현재 백신접종률이 4.7%에 불과한데, 이는 OECD 37개 회원국 중에서 35위로 낙제점 수준이다. 이스라엘은 접종률이 60%를 이미 넘어섰으며, 영국과 미국도 50%에 육박하는 만큼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접종률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백신 디바이드(격차)가 진행되면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나라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결국 경제 디바이드로 귀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며 코로나19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그같은 상황 인식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IMF는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6.4%와 5.3%로 전망했다. 결국, 백신접종률은 경제성장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 백신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집단면역 형성 시기가 늦어진다면 한국 경제가 정상적인 회복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오히려 백신 디바이드가 심해지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성장이 더 둔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OECD 31개 국가를 분석한 결과, 백신접종률이 1%P 오를 때 경제성장률이 0.021%P씩 증가한다고 알려진 바 있다. 따라서 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백신 수급 안정화 및 접종률을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국민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백신을 공급받기보다는 전통 우방인 미국으로부터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전방위 외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내도록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코로나19 극복은 단순히 정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민간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므로 백신 도입을 위한 교섭에 기업들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 과거 정부 주도의 원유 수급이 불안정했을 때 민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한 선례를 기억해야 한다.

특히, 정치적인 논란으로 인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인들이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면 이 또한 큰 문제다. 지금은 국난을 극복하는 데 모두가 합심해야 하는 때다. 따라서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충분히 기여할 수 있도록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쳐 백신 디바이드가 경제 디바이드가 되지 않도록 정부의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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