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보다 더 중요한 가치 있음을 알게 해 주셨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故 정진석 추기경 추모 미사
통장에 남은 마지막 800만원
장례 봉사자에 감사 성금으로

고 정진석 추기경을 기리는 추모미사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에서 3일 오전 열렸다. 추모미사를 집전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정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과 모범을 보여주시고 떠나셨다”며 “인간의 삶에서 물질이나 명예, 권력보다 더 중요한 가치, 사랑과 나눔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셨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우리 교회도 앞장서서 정 추기경님을 통해 배운 물질적 유혹에서 벗어나 영원한 가치를 지향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정 추기경님의 삶을 통해 되새기게 됐다”며 “우리도 자신을 버리고 진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나눠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지 내 성직자 묘역에서도 손희송 주교의 주례로 추모 미사가 거행됐다. 지난달 27일 선종한 정 추기경은 1일 장례 미사를 거쳐서 이곳 묘역에 안장됐다. 고 김수환 추기경과 김옥균 주교 묘 옆이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이 통장에 남긴 약 800만 원을 서울 지역 화폐로 교환해 그의 병 치료와 장례 과정에서 수고한 서울대교구 사제, 직원, 의료진, 봉사자, 2005년 그가 직접 설립한 교구 생명위원회에 감사 성금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 추기경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