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텃밭’ 호남민심 이탈 조짐?…文 지지율 첫 50%대로 하락

- 文 취임직후 90%대에서 급락

압승예상 송영길은 당권 신승
“오래된 호남당원들 손 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를 놓고 텃밭인 호남 민심의 이탈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4일 당내에서 제기된다.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든든한 뒷배였던 호남에서의 부정적 기류가 나타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안팎에선 송영길 대표의 대세론을 점치는 시각이 다수였다. 권리당원 상당수를 차지하는 호남에서 전남 고흥군 출신인 송 대표에게 몰표를 던질 것이란 이유였다. 하지만 송 대표는 친문(친문재인) 주류인 홍영표 의원과 접전 끝에 신승을 거뒀다. 전남 영암·무안·신안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재선 서삼석 의원은 현역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최고위원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내에선 전통적인 지지 세력인 호남의 자리를 강성 친문 당원이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전남의 한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호남엔 ‘정권을 내줄 수도 있겠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며 “하지만 전당대회가 쇄신보다는 강성 친문을 향한 구애 흐름으로 치러졌고, 호남의 오랜 당원들이 사실상 손을 놓았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사뭇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갤럽 4월 월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광주·전라 지역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53%로 정권 출범 후 처음으로 50%대에 머물렀다. 정권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엔 95%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2017년 6월 68%에서 올해 4월 55%로 급락했다. 각종 차기 대통령 선거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은 호남에서 10%대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