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수사 총력방어한 이성윤…‘김오수 체제’ 위한 희생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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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차장 임명땐 내부반발 예상
다른 고검장 자리 이동 가능성
김학의 사건 수사심의위 주목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수사를 온몸으로 방어했던 이성윤(사진) 서울중앙지검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첫 일성으로 “조직 안정”을 내세운 만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외압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인 이 지검장의 자리 이동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지검장의 거취와 관련해 오는 10일 열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논의 결과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4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안팎에선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후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향후 있을 검찰 인사가 김 후보자의 조직 장악력에 대한 첫 평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김 후보자가 ‘권력의 방패’ 역할을 해온 이 지검장과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각각 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인사 협의할 경우 검찰 내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종민 변호사(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오수 총장-이성윤 대검 차장-심재철 서울중앙지검장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대검 차장은 단순히 2인자 자리가 아닌, 대검에 올라오는 수사보고를 비롯해 향후 검찰 인사에도 관여하는 막강한 자리라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인사가 앉으면 안 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이 지검장은 앞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검언유착’ 의혹의 채널A 사건 등 정권과 관련된 수사를 뭉개 서울중앙지검 내 후배검사들이 용퇴할 것을 요청하는 등 내부 신망을 크게 잃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이 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시키는 방안도 관측되고 있지만 김 후보자가 무엇보다 검찰 조직의 안정을 강조하는 만큼 대표적 친정권 인사인 이 지검장을 다른 고검장 자리로 보내 후배들의 불만을 다독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럴 경우 이 지검장은 김오수 체제 안정을 위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는 10일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 계속 및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사심의위가 기소 의견을 내고 수사팀이 실제 그를 기소한다면, 향후 이 지검장은 ‘피고인 신분’이 되고, 이는 그를 내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될 수 있다. 김 후보자가 이 지검장 인사를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향후 검찰 조직의 안정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검찰 안팎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