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생존 애국지사 여성은 오희옥 선생 유일,102세 김유길 선생 최고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 서대문형무소 벽에 걸린 대형 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한 오희옥 독립운동가. 여성 애국지사로는 유일한 생존자다. 뉴시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2월 8일 설 명절을 앞두고 1919년생인 경기도 군포시 김유길 애국지사 자택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위문품을 전달하는 모습. 국가보훈처 제공

보훈처 “생존 애국지사 20명 모두 90세 이상, 광복군 5명 생존”
광복회장 지낸 ‘광복군’ 출신 김국주 애국지사 별세 계기 애국지사 근황

일제강점기 광복군으로 활동하고 광복회장을 지낸 애국지사 김국주(건국훈장 애국장) 선생이 26일 96세로 별세한 것을 계기로 20명의 생존 애국지사 근황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명 애국지사는 국내에 17명, 해외에 3명이 거주하고 있다.

27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현재 생존 애국지사 20명은 모두 만 90∼102세 고령이다. 특히 광복군 출신 최고령 김유길(애국장) 애국지사가 102세 최고령이다. 2017년 광복절에 애국가를 부른 95세 오희옥(애족장·중국방면) 선생은 여성 애국지사로는 유일하며 현재 서울중앙보훈병원에서 입원해 계신 것으로 알려졌다.

◆1919년생 광복군 출신 김유길 선생 102세 최고령

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김유길 애국지사는 3·1 운동이 일어난 1919년생이다. 김 지사는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1944년 학도병으로 징집돼 중국 장쑤(江蘇)성의 일본군 제7997부대로 끌려갔다. 그는 학도병들과 함께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해 안후이(安徽)성에서 활동 중이던 광복군에 입대했다. 한국광복군 제2지대가 미국 전략정보국(OSS)과 합작해 한반도로 침투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그 부대에 자원한 게 1945년 4월 29일이었다. 1995년 귀국해 광복회 부회장,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 등을 지냈다. 1980년 정부로부터 건국포장을 받았고,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으로 격상됐다.

오희옥 지사는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를 거쳐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에서 활동했던 강인한 여성독립운동가로 서울중앙보훈병원 입원 전까지 노구의 몸을 이끌고 독립운동의 역사 증언과 활동을 끊임없이 해왔다. 또 여성 독립운동가의 재조명 및 각종 여성의날 기념식 등에 참여해 여성의 권익과 지위 향상에 힘써온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다.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대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幽州)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의 당원으로 활동했다.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를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선생,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 선생 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광복군 출신 생존 애국지사는 5명…생존 애국지사 모두 90세 이상 고령

광복군 출신 애국지사는 김유길 선생을 비롯해 오성규(98·애족장), 김영관(97·애족장), 이영수(97·애족장), 김창석(96·애족장) 선생 등 5명이 남게 됐다. 보훈처는 오희옥 여사를 중국방면 독립운동가로 분류하고 있으며, 광복군 출신에 포함하면 생존 광복군 출신은 모두 6명이 된다.

100세 이상 애국지사만 김유길 선생을 비롯해 4명이다. 만 101세인 임우철(101·애족장·일본방면) 선생을 비롯, 100세인 이하전(애족장·학생방면), 권중혁(건국포장·국내항일) 선생이 생존해 계신다. 이 밖에 97세는 오상근(애족장·계몽운동), 강태선(애족장·일본방면) 선생, 96세인 이일남(애족장·국내항일), 이준호(애족장·국내항일), 지익표(대통령표창·학생운동) 선생, 승병일(대통령표창·학생운동), 이석규(대통령표창·국내항일), 김영남(애족장·국내항일) 선생이 생존해 계신다. 이 밖에 90세인 백운호(대통령표창·국내항일) 선생이 생존 애국지사 중 가장 연세가 적다. 그 위로 93세인 장병하(대통령표창·학생운동), 이태원(애족장·학생운동) 선생이 계신다.

26일 작고한 김국주 선생은 1943년 10월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했으며, 1945년 1월 안후이성 하류지구 연락 책임자로 임명돼 동지 안내와 지하공작 거점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했다. 선생은 2005년 6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제17대 광복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8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6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