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감사편지’란>학교로 날아온 ‘고희 졸업생’의 편지… 어떤 강연보다 설득력 있는 ‘위대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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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중학교 손은선 교사

스승과 감사, 그리고 ‘편지’는 참으로 뗄 수 없는 단짝 같은 단어다. 해마다 스승의 날을 즈음해 찾아오는 제자들과 감사 편지들은 교무실 냉장고를 열 때마다 보이는 그들이 남기고 간 음료의 흔적처럼 반가움과 기쁨을 상기시켜 주고, 교사를 꿈꾸던 때의 순수함과 열정을 돌아보게 하는 귀한 열매로 자리 잡는 것 같다.

며칠 전, 스승의 날을 맞이해 학교로 날아온 나이 든 제자분의 편지를 소개해 본다. 120년을 바라보는 학교의 역사가 있다 보니 고희를 맞이하는 제자의 스승님은 더 이상 학교에 계시지 않지만, 용기 내 고백한다는 정갈한 글씨체로 쓴 장문의 편지에는 장학금 100만 원이 함께 담겨 있었다.

어려운 시절의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우연히 복도 바닥에 있는 돌을 발견하고는 누가 다치기라도 할까 좋은 마음으로 돌을 치우고자 창밖으로 던졌다고. 그런데 옆 학교의 창문이 깨져 항의가 들어왔고 돌을 던진 학생이 누구인지 조사했지만, 옆 학교의 증언과는 방향이 다른 교실인지라 조사 차례가 오지 않아 다행이라 여기고 넘기셨단다. 돌멩이를 던져 유리를 깬 장본인이 자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유리창 값 걱정에 나서지 못한 것이 지금껏 후회로 남는다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다. 생활지도 선생님께서 누군가 자백했다고 이야기하셨는데, 철없는 제자의 허물을 덮고자 교육상 하시는 말처럼 느껴졌다고. 50년도 더 된 그때의 부담감을 덜고 싶다며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그 편지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시간이 흘러 잊힐 만한 사소한 일일 텐데 그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살아오셨는지, 겸손한 삶의 자세를 눈앞에서 직접 뵙는 듯해 편지를 읽는 내내 숙연해지며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그 편지의 진심이야말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라는 그 어떤 명사의 강연이나 책보다 설득력 있고,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편지의 힘, 진심이 전하는 감동은 위로와 응원을 넘어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을 가진다는 것을 또다시 깨닫는다. 편지와 더불어 삶에 대한 자세와 사명감을 다짐하도록 스승의 날에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해 주시고 큰 가르침을 주신 얼굴도 모르는 제자분(삼일중 졸업생 원창수 님)께 지면을 빌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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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 감사편지 공모전／

주제 : 편지를 통해 선생님, 부모님, 친구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기

응모자격 :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생 및 청소년

접수기간 : 2021년 3월 1일(월)∼6월 30일(수)

접수방법 : 인터넷 검색창에 ‘초록우산 감사편지’ 검색 또는 전화 신청(1833-3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