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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21년 07월 26일(月)
임대차 3법 1년, 전세난민 울분과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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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신고제를 통칭하는 임대차 3법의 시행 1년을 열흘 앞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 시행으로 임차인 다수가 제도 시행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법 시행 전에 비해 임대차 갱신율은 20.5% 늘었으며, 임차인 평균 거주 기간도 3.5년에서 약 5년으로 늘어 주거 안정성이 크게 제고됐으며, 아울러 전월세 상한제 적용으로 인해 갱신계약 중 76.5%가 인상률 5% 이하 수준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는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지난해 7월 30일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그 다음날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바로 시행됐다. 집주인들이 급격하게 전세금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이 법 부칙을 통해, 시행 당시 존속 중인 계약에 대해서도 소급적용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되면서, 정부·여당은 전월세 시장을 당장 안정시킬 수 있다고 큰소리쳤었다.

홍 부총리의 말을 들으면 임대차 3법으로 많은 국민이 주거 안정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6월 중위 전세 가격을 기준으로 1년간 전세가 상승률을 비교하면 임대차 3법 시행 이전 3년간 평균 전세가 상승률은 전국적으로 0.9%, 서울의 경우 2.4%였다. 하지만 법이 시행되고 난 뒤 1년간 전세가 상승률은 전국 22.5%, 서울의 경우 26.7%로 각각 26배와 11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부 운 좋은 세입자들은 인상률 5% 이하 수준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지만, 대다수의 세입자는 더 비싼 전월세 가격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됐다.

더 우울한 것은, 대형 주택에 비해 중소형 주택의 전세가 인상률이 높았다는 사실이다. 한 예로 서울 대형 아파트의 경우 임대차 3법 이후 연간 21.4% 정도 전세 가격이 인상됐다. 하지만 중형이나 중소형 및 소형 아파트의 경우는 각각 29.1%와 29.4%, 27.3%로, 서민들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KB주택가격동향 통계) 시장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당·정 일각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더 늘리려 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는 잘 몰라서 임대차 3법에 박수를 쳤지만, 이제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또는 수억 원을 졸지에 마련해야 하는 전세 난민들의 입장에서 홍 부총리의 발표는 복장 터지는 말이고, 듣고 나면 통곡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임대차 3법은 정부·여당이 서민들을 돕자는 선한 뜻으로 만든 법임을 모르지 않는다. 정책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참담한 임대차 시장 상황을 보면서 임차인 다수가 제도 시행의 혜택을 누리게 됐다고,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납득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정부의 행태는 이해가 안 된다. 1905년 11월 20일 황성신문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란 논설에서 장지연 선생은,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와 매국노 을사오적(乙巳五賊)을 질타하면서, 을사조약이 무효임을 전 국민에게 알렸다. 작금 전월세난의 원흉은 무엇이며 서민들을 못살게 하는 오적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임대차 3법을 무효로 돌리고 싶은 것은 치솟은 전월세 가격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전세 난민의 소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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