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코로나 거리두기, 과학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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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소장

전 세계는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를 20개월째 겪고 있다. 신종 감염병은 인류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질병이다. 따라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신종 감염병을 알아가면서 대응해야 한다. 코로나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신종 감염병의 폐해를 키울 수도 있고 줄일 수도 있다.

코로나 발생 초기의 과학적 접근이 아닌 정치적 대응이 코로나를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다. 중국몽을 외치고 있던 중국은 신종 감염병의 통계를 은폐 또는 축소해 과학적 진실을 구명(究明)하는 시기를 지연시켰으며, 세계보건기구(WHO)의 사무총장은 과실이 있는 중국을 두둔해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중국 시징핑 주석의 방한을 논의하고 있어 후베이성으로 국한한 중국발 입국 조치를 했고, 이는 대구·경북 지역의 1차 유행 빌미를 제공했다.

코로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물리적·의학적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20개월째 코로나를 물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외국발 입국 조치 등이 그것으로, 이는 경제적으로 폐해를 준다. 그러나 물리적 대응도 과학적으로 접근할 때 경제적 폐해를 줄일 수 있다. 거리두기를 과학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검사자를 기준으로 확진, 역학조사, 의료 이용, 사망 등을 포함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근거로 거리두기를 과학화해야 한다. 대구·경북 지역의 1차 유행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4차 유행은 엄격한 입국 조치를 했더라면 발생을 지연시키거나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행지역의 입국 조치는 강화해야 한다.

코로나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학적 대응인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돼야 한다. 지난해 12월 개발된 백신은 접종이 진전된 국가들의 확진율과 사망률을 현격히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백신만으로는 일상 복귀가 쉽지 않다. 치료제가 개발돼야 한다. 특히, 주사제가 아닌 복용이 가능한 치료제가 개발돼야 한다. 백신으로 1차 방어막을 치고 이를 돌파한 코로나에 대해서 복용약으로 대처해야 한다. 주사 치료제는 입원 진료가 필요하므로 복용약이 개발돼야 일상으로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백신 개발의 진보를 목격하고 있다. 기존의 백신이 바이러스를 중화시키거나, 바이러스 성분을 벡터(아데노바이러스)에 넣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mRNA를 이용한 백신은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mRNA 백신과 치료제 개발 역시 과학적 접근이다.

우리나라의 백신 관련 성적은 참담하다. 백신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개발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 가운데 백신접종건율 평균은 60.4%이나 한국은 53.6%로 94위이며, 백신접종인율은 평균 34.7%이나 한국은 40.8%로 83위, 백신접종완료율은 평균 25.8%이나 15.1%로 109위에 불과하다.

코로나에 대한 의학적 대응이 미진할수록 물리적 대응은 더 오래, 더 강도 높게 하게 된다. 이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국민의 경제를 악화시킨다. 국민의 생명과 경제를 위해 물리적 대응의 과학화와 의학적 대응의 고도화를 위해 건강 분야 연구비는 대폭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