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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21년 10월 20일(水)
“금세 잊혀 설 무대 없었다”… 절박함에 또 나온 오디션 우승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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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스타K 2016’ 우승자인 김영근(왼쪽 사진)과 ‘쇼미더머니 4’ 정상을 밟은 베이식은 무대에 대한 갈증을 드러내며 최근 각각 ‘국민가수’와 ‘쇼미더머니 10’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국민가수’ 출연 박광선·김영근
모두 ‘슈퍼스타K’ 우승자 출신
요즘엔 우승 이후에도 무명생활
방송활동·관심 등 끊겨 재도전

우승 이후 모습 궁금해하는 대중
제작진 새 시청률전략으로 반영
‘싱어게인2’도 유명 지원자 몰려


“반칙이야.”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내일은 국민가수’(국민가수)의 마스터로 참여 중인 가수 백지영은 한 참가자의 무대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 주인공은 ‘타오디션부’로 분류된 가수 박광선이다.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 ‘슈퍼스타K 3’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랄라세션의 멤버다. 그를 이어 무대에 선 김영근 역시 ‘슈퍼스타K 2016’ 우승자 출신. 이처럼 오디션을 통해 빛을 본 이들이다시금 오디션 무대에 서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이미 우승 혹은 준우승을 차지해 영광을 누렸던 이들이 다시 예선부터 치르는 부담을 마다치 않는 선택과 그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송사, 이는 시청률 양극화를 보이는 오디션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몸짓이다.

◇우승자가 왜 거기서 나와?

‘국민가수’의 타오디션부에는 박광선, 김영근 외에도 ‘보컬플레이’의 우승자와 준우승자인 임지수와 김영흠, ‘보이스코리아’ 톱4 지세희, ‘팬텀싱어’ 톱3 고은성, ‘프로듀스 101’의 투표수 조작으로 탈락한 김국헌 등이 참여했다.

지난 1일 처음 방송된 Mnet 래퍼 오디션 ‘쇼미더머니 10’에도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6년 전 방송된 ‘쇼미더머니 4’의 우승자인 베이식. 래퍼의 삶을 포기하고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정상을 밟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쇼미더머니 4’에서 베이식과 우승을 다퉜던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가 ‘쇼미더머니 10’의 심사위원으로 나섰기 때문에 베이식의 참여는 더욱 극적인 효과를 냈다.

그들이 다시 오디션장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무대에 서고 싶다”는 절박함이 만든 결정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후에도 스포트라이트는 길지 않기 때문이다. 김영근은 “우승한 후 이렇게 방송에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우승자’라는 타이틀이 오히려 너무 힘들었다”면서 “5년 동안 그러다 보니 간절함이 더 생긴 것 같다. 노래를 내면 관심받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베이식 역시 “우승 후 행사도 엄청 다니고 돈도 쉽게 벌리고 정신없이 살았다. 그런데 그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다”며 다시금 오디션장을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오디션 프로그램 홍수가 가져온 결과다. ‘슈퍼스타K’의 성공 이후 유사 오디션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겼고, 우승자도 쏟아졌다. 공급이 늘어나니 더 이상 ‘우승=성공’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았다. 결국 우승 후에도 스타가 되지 못한 이들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또 다른 오디션장을 찾는 셈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론칭된 초창기에는 우승이 곧 스타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승해도 여전히 무명인 가수가 많다”면서 “결국 활동 방향을 찾지 못하다가 다시 오디션에 나선다. 우승을 못 해도 그 자체로 화제를 모으며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절박한 사연 활용하는 제작진

오디션 프로그램 홍수 속 대중의 반응 역시 양극화되고 있다. 전통을 자랑하는 ‘쇼미더머니 10’이 여전히 화제를 모으고, ‘미스터트롯’ 시리즈의 후광에 힘입어 1회부터 16% 시청률로 대박을 터트린 ‘국민가수’ 시리즈에는 지명도 높은 지원자가 몰리면서 대중의 관심 또한 높다. 연말 방송되는 JTBC ‘싱어게인2’에도 이름과 얼굴을 알 만한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후문이다. 반면 신인 아이돌 가수를 뽑는 MBC ‘야생돌’과 Mnet ‘걸스플래닛 999:소녀대전’ 등은 0%대 시청률을 전전하고 있다. 국악 스타를 뽑는 JTBC ‘풍류대장’과 MBN ‘조선판스타’의 반응도 지지부진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있는 셈이다.

제작진이 새로운 얼굴을 수혈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이 배출한 이들을 적극 영입하는 것 또한 계산된 생존전략이다. 이는 지난해 ‘싱어게인’의 성공이 불러온 효과라 볼 수 있다. 이미 데뷔하거나 정식 활동을 했으나 빛을 보지 못하던 이들에게 다시금 무대에 오를 기회를 부여한다는 콘셉트에 대중의 입맛이 돌아왔다.

제작진은 이런 사연을 적극 활용한다. ‘쇼미더머니 10’은 베이식의 1차 심사를 라이벌이었던 송민호에게 맡겨 자극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과한 베이식은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2차전에서 가사 실수로 탈락했다가 부활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민가수’는 ‘슈퍼스타K 3’ 출신으로 정식 데뷔했으나 무대 공포증을 이기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하는 참가자 박장현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보여줬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미 일정 수준의 성과를 일군 이들이 다시 오디션에 재도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은 더욱 힘들다”면서 “제작진 역시 이런 부분을 강조하는 편집과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이 역시 오디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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