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레벨을 향해’… 자율주행·전기차 ‘속도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방문객들이 미국 모셔널과 현대차가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5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 사진은 자율주행차 개념도로 눈 역할을 하는 레이더·라이다가 대거 장착된다. 레이더는 전파를 쏘아 사물을 식별하고 거리를 측정하고,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로 오차를 줄여 시각 정보 처리의 정확성을 높인다. 현대차그룹 제공

국내외 전시회 통해 본 2022년 세계 자동차 시장 트렌드

현대차, 레벨4 ‘아이오닉5’
돌발상황 대처 등 차량 제어
애플,운전자 개입 필요없는
레벨5 적용 전기차 개발중

벤츠, 전기차 ‘더 뉴 EQS’
아우디,‘Q4 e-트론’ 공개
BMW는 내년‘i4’출시 예정

이관범 기자, 일산=이정민 기자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자동차 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내년에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자동차 업계는 이달 들어 미국과 한국에서 잇달아 막을 올린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와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내년 주요 계획과 새해를 겨냥한 전기차 모델을 대거 선보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개념도

◇완전 자율주행 시대 ‘예고’=현대차는 지난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4’ 수준의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를 서울 도심에서 내년 상반기 중 시범 운영하는 계획을 전격 공개했다. ‘조건부 자동화’ 단계인 레벨3는 운전자가 있는 상태에서 필요한 구간만 부분적으로 자율 주행이 가능한 반면, 레벨4부터는 운전자 없이도 특정구간에서는 각종 돌발상황에 대처가 가능한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즉, 자동화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판단한 후 차량을 제어하고, 도로가 일시적으로 막히는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는 비상시에도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수준을 의미한다.

현대차가 이번에 공개한 자율주행 레벨 4 기술을 적용한 넥쏘의 도심 일대 주행 영상에는 교통신호와 연동해 주행하는 모습, 3차로에서 1차로까지 연속으로 차로를 변경하는 모습, 주변 차량의 위치를 파악해 유턴과 좌·우회전을 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LA오토쇼 안팎에서는 애플이 2025년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레벨4와 달리 레벨5부터는 아예 운전자가 없이도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전기차 시장 ‘최대 격전지’로=현대차와 기아는 LA오토쇼를 통해 각각 오는 2024년과 2023년 출시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EV) 콘셉트카인 ‘세븐(아이오닉7)’과 ‘더 기아 콘셉트 EV9’을 각각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대형 전동화 SUV 차량이 자율주행과 맞물려 생활 공간으로서의 자동차 시대를 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EV9은 주행·정차 상황에 따라 1~3열의 좌석 방향을 바꿔 3가지 실내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고안됐다. ‘모터쇼’에서 ‘모빌리티쇼’로 간판을 바꿔 단 이번 서울모빌리쇼에서는 국내외 자동차 10개사가 19종의 신차(콘셉트카 포함)를 새롭게 공개했는데, 이 중 하이브리드 차종을 포함한 전동화 모델이 무려 12종(전기차 9종)에 달했다. 특히 ‘내연기관’을 고수해 온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첫 하이브리드 SUV인 ‘르반떼 GT’ 모델을 국내에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셰 역시 전기차 모델인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플래티넘 에디션’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등을 선보였다.

테슬라에 도전장을 던진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 역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웠다. 벤츠는 전시 차량 5종을 모두 전기차로만 채웠다.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다투는 E클래스 전기차 ‘더 뉴 EQE’와 최상급 차량인 S클래스 전기차 ‘더 뉴 EQS’를 무대 중심에 세웠다. BMW도 내년 출시 예정인 내연기관 4시리즈의 전기차 모델인 ‘i4’와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미니 전기차’(뉴 미니 일렉트릭)를 처음 선보이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아우디는 기존 중형 승용차 A6의 전기차 모델 ‘A6 e-트론’ 콘셉트카와 내년에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차 SUV ‘Q4 e-트론’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