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계 투명성 높아져… 외국인 투자 금액 3년새 40% 증가”

  • 문화일보
  • 입력 2021-12-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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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3일 오후 공인회계사회 주최 ‘회계제도 개혁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이재형(사진 왼쪽부터) 한국공인회계사회 팀장의 사회로 백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강경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무, 권혁재 삼일회계법인 고문,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 신왕건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장,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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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외부감사법 시행 3년’
공인회계사회 세미나

“법정관리가 치명상 수술이라면
회계 감사는 예방진료 하는 격

회계제도 개혁의 긍정적 효과
여러 지표서 드러나고 있지만
美·日 비해 제대로 평가 못받아

韓 회계투명성 63위→37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할 것”


“자본시장에서 회계제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강경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무)

“금융회사 워크아웃과 법원의 법정관리가 치명상을 입은 환자(회사)를 치료하는 마지막 의술이라면, 잘 안 보이지만 더 중요한 ‘예방 진료’를 하는 게 회계법인의 감사 업무다.”(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

한국의 회계개혁이라고 불리는 ‘신(新)외부감사법’이 2018년 11월 1일 시행돼 올해로 만 3년이 지났다. 13일 오후 공인회계사회 주최 ‘회계제도 개혁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세미나’에서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회계제도의 개혁 중요성을 강조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제언이 쏟아져 나왔다. 세미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된 와중에서도 열띤 토론과 숙의 속에서 진행됐다.

세미나 발제를 맡은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계제도 개혁 이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30% 증가하고, 외국인 투자금액은 40% 증가하는 등 자본시장의 규모 및 외국인 투자가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상장회사 주기적 지정제, 상장회사 감사인 등록제 시행 등 2017년 9월부터 회계 투명성을 증대하기 위해 광범위한 제도개혁이 단행됐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김 교수와 같이 발제를 맡은 백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상장예정 지정과 주기적 지정 시 감사품질의 개선뿐 아니라 기업의 부채비용 감소, 투자자 측면에서의 유동성 증가, 외인보유비율 증가 등 자본시장에서의 긍정적인 현상이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물론 자본시장의 양적인 지표 증가가 회계제도 개혁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엄밀한 인과관계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유사한 조치가 없었던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최소한 회계개혁이 자본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하진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회계제도 개혁의 긍정적인 효과가 여러 지표에서 드러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시장은 미국 등 선진국 기업과 비교할 때 매출액 대비 절반 정도밖에 평가를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와 추후 토론에 참석한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회계개혁법안인 ‘사베인스 옥슬리법(SOX법)’이 도입된 후 1년 차에 28%, 2년 차에 83% 감사보수가 올랐다며, 감사보수의 상승은 회계제도 개혁에 동반되는 필수불가결한 현상임을 설명했다.

신외감법은 지난 2015년 전후 대우건설·대우조선해양 등의 대형 분식회계 사건이 줄줄이 발생하면서 회계 투명성 제고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지자 법 개정을 통해 2018년 11월 도입되기 시작했다. 개정법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표준감사시간 도입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 회계 투명성 순위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평가결과, 2017년 63위(63개국 평가)에서 2021년 37위(64개국 평가)로 상승했다.

이날 토론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송 팀장은 “회계 투명성 제고는 겉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중요한 (기업건강에 대한)‘예방 진료’를 하는 것”이라며 “(회계 투명성 제고의 중요성을) 다들 알아주지는 못하더라도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사인 대표로 참석한 권혁재 삼일회계법인 고문은 “신외감법은 2018∼2020년에야 전격 시행됐지만, 2016년 외감법 개정 얘기가 있을 때부터 이미 기업과 회계법인은 이전보다 좀 더 주의를 기울여온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신왕건 투자정책전문위원장은 “우리가 추진하는 회계개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시킬 것”이라며 “(회계개혁은) 유가증권에 대한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입증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계 상태 건전성 제고를 위한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를 대표한 박유경 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사(APG)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회계부정은 특이점이 있다”며 “대부분의 (한국) 대기업이 한두 번씩 회계부정에 관여했다는 건데, 그래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맥락이 생겼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이사는 그러면서도 “감사인 등록제도는 (회계부정을) 개혁한다는 면에서 굉장히 좋은 제도며, 외국보다도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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