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선택한 그룹 2PM 출신 이준호는 역대 곤룡포를 입은 왕 중 가장 매력적(왼쪽 사진)이라는 평을 받았다.
■ 軍복무후 첫작품 ‘옷소매…’ 성공적으로 마친 가수 겸 배우 이준호
“많은 선배들이 연기한 정조 役
계속 모니터하며 내스타일 찾아
무게감에 촬영 초반 담 걸리기도
마지막 장면, 해피엔딩이라 생각
가수·배우 비슷한 비중으로 활동
관심에 얼떨떨 하지만 계속 노력”
“제 스타일의 정조, 최대한 담백하게 그리고 싶었어요.”
드라마나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이 조명된 조선의 22대 왕, 정조를 주인공으로 그린 MBC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가수 겸 배우 이준호는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영조의 손자,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는 역대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산 왕인 동시에 어진 왕으로 손꼽힌다. 그렇기에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 속 정조는 고뇌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옷소매 붉은 끝동’의 방점은 다른 곳에 찍힌다. 왕 이전에 한 남자로서, 한 여인의 사랑을 갈급한 역대 가장 로맨틱한 정조로 손꼽힌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옷소매 붉은 끝동’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준호는 지난 3일 문화일보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실존 인물, 게다가 앞서 많은 선배님이 연기한 정조 역을 맡는다는 것이 흥미롭게 다가왔고, ‘좋은 부담감’이 있었다”면서 “방송 초반에는 제 연기가 마음에 안 들었다. 새벽에 집에 들어가서도 계속 모니터하면서 고민했다. ‘제 스타일의 정조’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간의 흐름에 맞춰 세손일 때, 왕이 된 후, 중년의 정조를 달리 표현하기 위해 말의 빠르기나 억양, 걸음걸이 등에 변화를 주려 노력했다”면서 “그동안 선배님들이 연기한 정조도 봤지만 참고하지 않으려 했다. 정조의 무게감을 적절히 담으려고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 촬영 초반에는 담에 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긴 호흡을 가진 사극 드라마에 처음 출연하는 이준호는 안정된 톤으로 극을 이끌어가며 단단히 중심을 잡았다.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지만, 왕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던 그가 마지막 회, 꿈속에서 성덕임(이세영 분)과 재회해 “과거라 해도 좋다. 꿈이라 해도 좋아. 죽음이어도 상관없다. 오직 너와 함께하는 이 순간을 택할 것이다. 그리고 바랄 것이다. 이 순간이 변하지 않기를.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로맨틱 정조’의 정점을 찍는 백미였다.
“가슴에 사무치는 그 장면의 대본을 더 못 보겠더라”고 말문을 연 이준호는 “이 장면의 대본을 여는 순간 자꾸 눈물이 났다. 이세영과도 대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못 보겠다’는 말을 나눴다”면서 “저는 그 묘사가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정조가 다시 필부가 되어 덕임을 받아들이는 포옹이다. 개인적으로는, 둘이 이뤄진 후 알콩달콩 평범한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준호는 이 드라마로 지난해 말 ‘2021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대상을 두고 과거 KBS 2TV 드라마 ‘김과장’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남궁민과 경쟁했다. 대상은 남궁민의 품에 안겼지만, 이준호는 “당연한 결과”라고 남궁민을 치켜세웠다. 그는 “‘옷소매 붉은 끝동’이 방송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시상식이었기 때문에 수상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수상 소감도 전혀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며 “남궁민 선배님과는 ‘김과장’ 이후 서로 응원하며 교류해왔다. 촬영장에 커피차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준호는 군 제대 후 2PM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며 빠른 걸음을 보이고 있다. 어느덧 데뷔 14년 차가 된 2PM의 멤버들은 각자의 활동을 존중하면서 ‘따로 또 같이’ 걸어가는 존재다. 향후 가수와 배우로서 활동 비중을 묻는 질문에 이준호는 “둘의 비중은 비슷하다. 어느 것 하나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이밍이 좋을 때, 양쪽을 번갈아가면서 하고 싶다”면서 “2PM 멤버들은 이제 서로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친한 사이다. 서로 선을 지키면서 응원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지금의 관심에 얼떨떨하기도 하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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