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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22년 01월 20일(木)
투자로 100억 번 당신, 원래 일 계속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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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를 통해 27억원을 번 것으로 유명한 환경미화원은 요즘 자신을 해고하라는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청소일을 계속 하겠다는 바람과 달리, 담당 구청의 주의를 받고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는 주장인데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폐지 줍는 할머니가 2억원 상당 고급 외제차로 출퇴근한다’는 사진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죠.

지난해 주식, 코인, 부동산 등 광풍이 불며 투자를 통해 대박을 노리는 젊은 층이 급증했고, 이를 통해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도 등장했는데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가 생각하는 ‘넉넉한’의 기준은 총자산 100억원 이상. 자산가들은 부 축적에 기여한 요소를 사업소득(41.8%), 부동산투자(21.3%), 상속·증여(17.8%), 금융투자(12.3%) 순서로 꼽았고, 근로소득(6.8%) 비중은 꼴찌였죠.

반면 거리에서 만난 시민 대다수는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일구고도 남들이 기피하는 일에 땀 흘리는 이들을 호의적으로 평가했는데요.

자신들 역시 100억대 벼락부자가 돼도 지금 하는 업무를 놓지 않겠다는 의견이 더 많았습니다.

‘직업은 밥벌이 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하지 않으면 지루할 것 같다’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실제로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천356명에게 설문(복수응답)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1.5%는 로또가 돼도 당첨금액과 관계없이 계속 직장에 다니겠다고 밝혔죠.

‘일은 삶의 원동력이 되므로’(47.3%), ‘벌 수 있는 데까지 버는 것이 좋아서’(37.1%), ‘사회적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서’(22.1%) 등을 그 이유로 들었는데요.

최우영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 사람을 평가할 때 재산 정도는 물론 직업, 학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지라 ‘돈 많은 백수는 떳떳하지 않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응답은 직종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요.

기술직 노동자 ‘블루칼라’의 경우, 업의 가치를 높게 친다면서도 돈이 충분하다면 가족·지인에게 일을 그만둘 것을 권하겠다는 답변이 상당수였죠.

목공업을 하는 이동현(27) 씨는 “고졸 학력으로는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지라 100억원이 생기면 건물 임대료 수입으로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유교적 전통 속 직업 귀천을 따지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임금 제조업 종사자조차도 자녀들은 사무직 노동자(화이트칼라)로 키우려는 것은 그 일이 힘들어서라기보단 블루칼라가 그만큼 저평가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죠.

전문가들은 직업, 노동에 대한 생각이 변하고 있는 과도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근로소득만으론 부를 쌓기 힘든 현실 속에서 자아실현을 위한 직업과 먹고 살기 위한 생업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고민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또 실제 속내와 답변 사이 어느 정도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재훈 교수는 “생계형 노동으로 기울어져 있는 현실에서 100억원이 갑자기 주어지는 것은 어차피 확률이 희박한지라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기준에 맞춰 대답한 측면도 있다”고 짚었습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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