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성남FC 수사 막은 박은정에게 보완수사 맡긴 파렴치

수원지검이 7일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성남지청이 보완수사 하도록 지시했다. 이 사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관내 기업 6곳의 인·허가 편의를 봐주고 그 대가로 160억 원의 후원금을 받았는지,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관련 수사를 무마했는지가 핵심이다. 후원금 대가성 등은 경찰이 2018년부터 수사했으나 지난해 9월 이 후보의 여당 후보 승리가 유력해진 뒤 무혐의 처리했다. 고발자 이의신청으로 사건을 맡게 된 성남지청 수사팀이 직접 수사나 경찰 재수사를 요청했으나 박 지청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사 무마 의혹은 박 지청장 차원을 넘어섰다. 성남지청의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한 후원금 자금 흐름 확인 요청을 김오수 검찰총장이 반려했다. 결국 수사를 이끌던 박하영 차장검사가 한계를 느끼고 사표를 제출하면서 논란이 커졌고, 김 총장이 수원지검에 진상 조사를 맡겼다. 그런데 수원지검은 “현재 수사 결과만으로는 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부족하다”면서 수사를 막은 박 지청장에게 다시 보완수사를 맡겼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두 번 맡기는 것과 같은 파렴치한 일이다. 처리 문제가 있는 사건의 재수사는 다른 검찰청이나 같은 검찰청이라도 지휘 계통을 바꿔서 맡겨야 하는데 노골적으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

박 지청장은 법무부 감찰담당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에 앞장섰다. 남편 이종근 서울서부지검장도 윤 총장과 대립했다.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이 후보 대학 후배로, 역시 윤 총장 징계 과정에 참여했다. 김 총장은 ‘코드 총장’이라는 평가를 받을 뿐만 아니라 성남시 고문 변호사 경력도 있다. 이런 구조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다. 대선 때까지 뭉개거나 이 후보에게 유리한 결론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라도 특임검사를 임명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