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하성·김상조 ‘사기펀드 연루’ 의혹 철저 규명해야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 대사와 3대 정책실장 출신인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장 대사의 동생이 만든 사기성 사모펀드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9일 장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를 소환 조사하면서 확인됐다. 장 대표의 디스커버리펀드는 지난 2019년 4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빚어 투자자에게 지난해 4월 기준 2562억 원의 막대한 피해를 줬다. 장 대표는 이 펀드의 부실 가능성을 알고서도 판매를 강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사기 의혹이 짙은 사모펀드에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던 장 대사와 공정거래위원장이던 김 전 실장이 각각 60여억 원과 4억여 원을 본인과 가족 명의 등으로 투자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문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해 주도하던 막중한 자리에 있던 고위 인사다. 특히, 장 대사는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있었던 만큼 동생이 펀드 투자금을 모으고 늘리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장 대사는 교수 시절에도 이른바 ‘장하성 펀드’로 증권시장에서 투자 고수처럼 이름을 날렸다. 범죄 혐의 여부를 떠나 고위 공직자가 현직에 있으면서 개인 재산을 키우려고 뒤로 사모펀드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 자체가 윤리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극히 부적절하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3월 전셋값 인상률을 제한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전에 자신의 강남 아파트 전세가를 14%나 올렸던 일로 사퇴했던 전력도 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부부의 사모펀드 투자와 닮은꼴이다. 문 정권은 청와대 실무 비서관들부터 고위 인사들까지 유난히 펀드 사기에 연루돼 있다.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은 각각 “손실을 보전받은 바 없다” “관련 법령상 의무를 위배한 바 없다”고 밝혔지만, 라임· 옵티머스 펀드에 이어 이번 펀드도 심상치 않다. 경찰은 이들의 사기 펀드 연루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