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 국면에서 불거진 光州 ‘복합쇼핑몰 0’ 논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광주(光州) 복합쇼핑몰 논란이 돌출했다. 다른 지역의 많은 주민에게는 광주라는 대도시 권역에 복합쇼핑몰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자체부터 뜻밖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6일 “광주 시민들이 다른 지역에는 다 있는 복합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해왔다”면서 “수십 년에 걸친 지역 독점 정치가 지역민들에게 한 게 무엇이냐”고 비판하고, 상징적 공약으로 복합쇼핑몰 유치를 내걸었다.

민주당 측은 즉각 “어처구니없다” “전통 상인들 앞에서 그런 주장을 하다니 몰염치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지역 경제를 떠받친다”며 윤 후보를 비난했다. 그러나 “광주에 쇼핑할 곳이 없어 대전·서울까지 원정 간다”는 등 항의성 댓글이 쏟아지자 “쇼핑몰 유치에 반대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지난해 무등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8%가 유치에 찬성했고 반대는 10%였다. 특히 30대에선 77%, 20대에선 72%가 찬성이었다. 마침 이재명 후보가 18일 광주를 찾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공개 토론을 제안한 상태여서 대형쇼핑몰과 지역 상권 상생 문제에 대한 냉철한 토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실제로 광역시 가운데 복합쇼핑몰이나 창고형 대형 매장이 없는 곳은 광주가 유일하다. 유통업계는 기회 있을 때마다 광주 진출을 꾀했지만,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골목상권 침해 등을 내세워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광주신세계가 추진한 복합쇼핑몰 건립이나, 복합쇼핑몰을 포함한 어등산관광단지 개발도 무산됐다. 이 후보 역시 2017년 대선 때 “복합쇼핑몰이 중소상인 밥그릇을 빼앗고 지역 상권을 초토화시킨다”며 반대했다. 민주당은 지난해에도 스타필드·롯데몰 등 복합쇼핑몰에 월 2회 휴무를 강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했다.

이런 움직임은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지 오래다. 소비자 구매 패턴이 온라인으로 대거 옮겨간 마당에 오프라인 규제로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발상부터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복합쇼핑몰은 대부분 자영업자들 입점으로 채워진다. 정략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