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갈수록 구체화하는 李 선거법 위반 ‘재판 거래’ 의혹

대장동 일당 남욱 변호사가 검찰에서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대법원에 들어가 권(순일) 대법관에게 부탁해 뒤집힐 수 있도록 역할을 했다고 (김만배 씨가)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둘러싼 ‘재판 거래’ 의혹이 갈수록 구체화한다. 남 씨는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김 씨가)2019년부터 권 대법관에게 50억 원을 줘야 한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진술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권 전 대법관은 이 후보의 유무죄에 대해 대법관들이 5 대 5로 맞선 가운데 무죄 의견을 냈다. 특히, 무죄 법리 제공에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런 권 전 대법관을 김 씨는 이 후보에 대한 대법원 선고(2020년 7월 16일) 4개월여 전부터 7차례나 방문한 것으로 대법원 기록에 남아 있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3월 무렵 김 씨를 본 적도 없다”고 밝혔고 김 씨 측도 “과장된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전 대법관은 퇴임 후 김 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며 거액의 자문료를 받았다.

대장동 일당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도 김 씨와 권 전 대법관의 관계를 보여준다. 2020년 3월 24일 자 녹취록에 따르면 대장동 수익 배분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 씨가 근황을 묻자 김 씨는 “대법관님 하고. 사람 봐서 일해”라고 말했다. 같은 해 3월 31일 녹취록에서 김 씨는 은수미 성남시장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가면 100% 당선 무효일 거야. 그런데 임기는 채워줄 거야”라고 했고 은 시장은 대법원의 파기 환송으로 시장직을 유지했다. 이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을 한 차례 소환한 뒤 조사를 중단했다.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 규명이 절실하다. 대장동 특검 당위성도 더 확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