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李 주장 꿰맞춘 靑·국방부 L-SAM 허풍, 선거 개입 아닌가

청와대와 국방부가 지난달 28일 느닷없이 내놓은 첨단 무기 동영상이 대선용 논란에 휩싸였다. 그 시점만 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라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데다, 그 내용은 심각하게 과장됐으며 심지어 미군 동영상까지 끼워 넣은 허풍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같은 달 23일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및 장사정포 요격체계(한국형 아이언돔) 시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둘 다 표적이 없는 시험발사였다”고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아직 성능시험 단계로, 전력화는 고사하고 시험발사를 공표할 단계도 아니라는 의미였다. 실제로 군 당국은 그 다음날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중간 과정이어서 발표할 단계가 아니라는 비공식적 입장이 흘러나왔을 뿐이다. 그런데 이 후보는 그날 페이스북에 올린 ‘한국형 사드 L-SAM 시험발사 성공’이란 글에서 “L-SAM은 2년 내 개발 완료될 전망”이라고 썼다. 이어 2월 25일 TV토론에서는 “우리가 L-SAM도 있는데”라면서 마치 실전 배치가 임박한 것처럼 말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주장을 비판했다. 급기야 ‘보일러가 낫다’는 얘기까지 했다. 그러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틀 후 “L-SAM 비행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뒤이어 두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동영상들을 보면 부랴부랴 제작한 흔적이 역력하다. 오죽하면 국방부가 L-SAM 시험발사 영상에 5년 전 미군의 요격체계 시험발사 영상까지 갖다 붙였겠는가. 영상 조작 논란이 일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실무적 실수”라고 했다. 사드 무용론을 펴며 L-SAM을 과대 포장하는 여당 후보를 두둔하기 위해 청와대와 국방부가 사실을 왜곡하며 꿰맞춘 이런 행태는 국방의 정치화도 넘어 선거 개입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