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값 폭등… 주요국 통화정책 ‘매파 전환’ 가능성

올 세계경제성장률 0.8%P↓
인플레 0.9%P 상승 전망도

국제유가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매파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이 때문에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0.8%포인트 낮아지고, 인플레는 0.9%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아시아 지역의 성장률이 향후 3년간 0.5~0.75%포인트(누적)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어 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을 ‘매파적’ 기조로 전환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 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성향을 더욱 강화한다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위험이 Fed의 긴축 경로를 늦출 수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 압력 심화로 매파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ed가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수준을 0.50%포인트에서 0.25%포인트로 한발 물러설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5월 FOMC에서는 0.50%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한국은행도 향후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예상된다. 유가 상승으로 물가 고공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당장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후에도 1~2차례의 추가 인상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통화량(M2)이 0.2% 감소하는 긴축 충격이 있어도 코스피가 2.0%가량 하락하는 반면, Fed가 기준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하면 8.0% 가까이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